올 상반기 취업경쟁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와 이라크전쟁, 북핵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여건이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이 신규채용규모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최고경쟁률 400대 1=7일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상반기 채용을 실시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기업의 취업경쟁률은 평균 8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조사때의 75대 1이나 하반기의 67대 1보다 대폭 높아진 수치로 사상 최고 수준의 취업경쟁률이다.
조사대상이 된 53개 기업 대부분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채용경쟁률이 훨씬 높아진 가운데 특히 12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채용경쟁률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200대 1의 채용경쟁률을 기록했던 빙그레의 경우 올 상반기에는 4명 모집에 1,600명이 지원, 4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취업경쟁률은 지난해 20여명 모집에 6,958명이 지원, 3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INI스틸이었으나 이번에 빙그레가 그 기록을 깨 극심한 취업난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는 8명 모집에 3,000명이 몰려 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태평양(260대 1)과, 엔프라니(250대 1), 효성그룹(200대 1) 등도 20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회복 여부가 관건=이처럼 극심한 취업난은 무엇보다 경기침체과 이라크전쟁, 북핵 사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기업들이 신규채용에 극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핵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고 사스가 점차 수그러져 기업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하반기 신규채용은 상당폭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조선업계의 경우 지난해보다 오히려 채용규모를 늘리고 있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자동차업계도 상반기 대규모 공채를 실시해 일부 업종에서는 채용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투명성”이라며 “채용시장의 회복 여부는 결국 이러한 불투명성이 걷히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