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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길게 보면 해외보다 국내주식이 매력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올 들어 글로벌 펀드 흐름에서 발견된 특징이 있다. 미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하고 있는 반면 유럽 채권시장으로 자금 순유입이 나타난 점이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급등세를 보였던 미국·일본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과 예상을 밑도는 미 고용지표 발표 등에 따른 결과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이어져온 큰 추세인 '채권에서 주식'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펀드 흐름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는 추세 속에 주식시장 역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대비 미국, 일본 주가 지수는 각각 0.7%, 3.9%씩 하락한 데 비해 영국, 스페인, 그리스 등은 각각 1.3%, 5.4%, 6.6%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아일랜드·스페인에 이어 그리스·포르투갈의 구제금융 탈피 가능성과 유럽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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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경제연구소의 글로벌 자산배분모형(DAA)에 의하면 단기적(1~3개월)으로 해외 채권보다는 국내 채권과 국내 주식이, 이보다는 해외 주식(선진국 중심)의 투자 매력도가 높게 나타났다. 양적완화로 실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시장은 여타 신흥국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개연성과 엔화 약세 부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식 투자 매력도는 영국, 일본, 스페인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만약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으로 경기 회복세가 전이돼 신흥국 통화가 안정되면 이자 수익이 높은 신흥국의 채권 매력도가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긴 호흡(3개월 이상)으로 보면 국내 주식→해외 주식→국내 채권→해외 채권 순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게 나타난다. 길게 봐 국내 주식이 해외 주식보다 투자 매력이 높은 것은 경기 국면에서의 상대적인 수익률 차이와 함께 하반기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모멘텀 때문이다. 즉 과거 경기 회복 국면에서 국내 주식의 성과가 해외 주식보다 높게 나왔던 점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국내 주식이 해외 주식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모멘텀으로 볼 때도 하반기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 회복 가능성과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일본이 4월 소비세 인상 후 원전 재가동으로 인해 경상적자 규모가 축소되면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코스피 상승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도가 예상보다 크거나 세계 경제가 계속해서 디플레이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또 중국 경제가 구조 개혁 중심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경기 위축세가 심화된다면 선진국 중심의 해외 주식 매력도 순위는 현재와 같이 계속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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