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은행 590명 채용에 3만8,000여명 몰려… 평균 60대 1경기침체의 여파로 사상 최악의 대졸 취업난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대졸 신입행원 채용에 나선 6개 은행에 무려 3만8,000명이 넘는 대졸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신한 한빛 한미 기업 한미 등 주요 은행들의 이번 신입행원 채용 규모가 총 59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졸자들은 평균 경쟁률 60대 1, 최고 경쟁률 200대 1의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은행권 입사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내달 중 총 100명의 대졸 신입행원을 채용할 예정인 외환은행은 지난 19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 결과 무려 1만2,644명의 대졸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1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명문대 졸업 석ㆍ박사는 물론 공인회계사(CPA)만 50여명이 지원서를 냈으며 토익점수 900점 이상 등 우수한 인재들이 워낙 많이 몰려들어 전형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 30명 안팎의 행원을 채용키로 하고 지난 16일 서류접수를 마친 산업은행에도 60여명의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를 비롯해 총 6,000여명이 지원서를 제출, 무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100명을 채용할 예정인 신한은행에는 20일 마감직전까지 100여명의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를 비롯 총 5,000여명이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한미은행과 기업은행은 학교추천서를 통해 제한적으로 지원서를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60명 모집에 2,000명, 100명 모집에 1,000명이 몰려들었다.
이에 앞서 한빛은행은 총 200명 모집에 무려 1만1,600명이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이중 1,000여명을 추려 1차 면접을 실시한 뒤 현재 2차 합격자 550명을 대상으로 임원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악의 취업난으로 인해 명문대 출신, 공인회계사, 해외 유학파 등 예년에 비해 훨씬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몰려들어 오히려 이들을 뽑아야 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할 정도"라며 "어쨌든 은행들로서는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