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5일] 눈덩이 가계부채 방치해도 괜찮나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가계부채발 경제불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집단신용대출 제외)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 5월 한달 동안 1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61조4,342억원에 달해 올 들어 처음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739조1,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과도한 가계부채가 금융부실 등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 및 경제 불안의 원인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초저금리에 편승해 가계의 대출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다 자금이 넘쳐나는 은행들도 자금운용을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에 대해 정부는 아직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가 불안한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고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얼마 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문제는 기본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일자리가 늘어나 가계의 원리금 상환능력이 개선될 경우 가계부채는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더블딥' 우려가 높아지고 있듯이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지거나 금리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금융부실 및 경제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은 우리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통화당국은 금리인상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출구전략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가 주택구입 목적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도 위험요인이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낙관으로 일관하기보다는 경기사정과 가계부채 증가 추세, 상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계부채가 금융부실 및 경제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방안을 강구해나갈 필요가 있다. 금융권도 가계대출 심사기준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계를 대상으로 한 금융권의 경쟁적인 대출 마케팅에 대한 자율규제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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