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전사들 銀나도 제품 폭리 '눈총'

냉장고등 원재료값 250원 추가 부담 불구<br>웰빙수요 몰리자 판매가 무려 20만원 올려<br>업계 "설비투자등으로 단순비교 곤란" 주장

최근 웰빙 열풍에 힘입어 쏟아지고 있는 은(銀)나노 제품들이 원가에 비해 소비자가격이 턱없이 높아 대형 가전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냉장고ㆍ세탁기ㆍ공기청정기 등에 적용되는 은나노 원재료 가격은 대당 250~500원 정도인 데 반해 소비자가격은 ‘비(非)은나노 제품’에 비해 15~20만원이나 비싸 대기업들이 ‘은나노’를 내걸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봇물 이루는 나노실버 기술 = 은 소재를 10억분의 1m 이하로 만든 나노실버는 약 650종의 세균을 박멸할 정도로 뛰어난 항균 효과와 강한 살균력이 있는데다 탈취 및 전자파 차단 효과까지 있어 최근 웰빙 열풍에 편승, 가전 및 생활용품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공기청정기ㆍ세탁기ㆍ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이어 휴대폰 등 통신기기까지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가전업체들도 은나노를 적용한 가전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이런 추세에 맞춰 은나노 제품 판매도 올 들어 전년 대비 평균 20~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원가 250원 추가에 20만원 가격 차이= 하지만 문제는 은나노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은나노 원가는 헐값인 데 반해 소비자가격은 너무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예컨대 양문형 냉장고에 은나노 코팅을 입힐 경우, 약 1,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인 1,000㏄당 25만원에 납품 받고 있어 대당 원재료 가격이 250원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수년에 걸쳐 은나노 기술을 연구, 상용화에 성공한 모 벤처기업의 사장은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공기청정기도 500원 어치의 은나노 도료만 있으면 충분히 코팅할 수 있다”며“당초 지금보다 10배 이상 높은 가격을 대기업으로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협상과정에서 대기업들의 요구로 인건비 등 원가를 보전하는 현재 수준에 맞춰 납품하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에서 판매하고 있는 지펠냉장고 기본글래스형(모델명 SRT575J)은 169만5,000원으로 지난해 초반 동급 사양으로 은나노가 적용되지 않은 제품이 150만원대 초반에서 출시됐던 것에 비해 15만원 이상을 더 받고 있다. 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10㎏짜리 트롬세탁기(모델명 WD-R102C)는 119만원에 팔리고 있는 반면 은나노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9㎏짜리 트롬세탁기(모델명 WD-R900FH)는 10만원이나 싼 109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특수한 은나노 필터처리가 필요해 별도의 설비투자가 이뤄졌고 냉장고도 수많은 현장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만큼 원재료 가격과 소비자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박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신상품을 내놓고 가격을 올려 받는데 급급해 소비자들이 권리를 침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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