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철강사 '강달러'앓이

원재료 구매·외화부채 비용 상승 '이중고'

매출 증가에도 순익 오히려 감소

환율 오를수록 손해 더 커질 듯


철강 업계가 '강(强)달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달러 강세로 원재료 구매비용이 증가한데다 외화부채에 따른 금융비용도 늘어 매출과 영업이익은 불어나는데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

철강 업계의 이런 고민은 3·4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5일 현대제철이 발표한 3·4분기 실적(단독 기준)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8,410억원, 3,657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133.6%나 증가해 깜짝 실적을 나타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 시황이 둔화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강재 판매가 늘었고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을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현대제철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은 1,23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168억원과 비교해 60% 넘게 급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재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업계 특성상 달러 값이 급격히 오르면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해 환차손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이 늘었어도 환차손을 포함한 금융비용은 더 많이 불어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0원으로 전월(달러당 1,035원)과 비교해 약 25원가량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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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내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국내 철강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환율이 오를수록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국내 철강 업계 1위인 포스코 역시 비슷하다. 포스코의 3·4분기 당기 순이익(단독 기준)은 2,215억원으로 전년(6,150억원)과 비교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427억원에서 6,349억원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강달러에 따라 외화부채 및 금융비용이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포스코는 내수와 수출 비중이 약 5대5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충격 흡수 능력이 크다는 게 철강 업계의 설명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원가절감과 제품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고정비 절감과 에너지 효율 최적화 등의 노력으로 3·4분기까지 3,962억원의 원가를 줄였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올해 매출 16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해외 사업 안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 공장 가동률이 올라오면서 해외법인에 대한 수출이 늘고 주력상품인 자동차 강판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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