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가팔라지는 新3고 경기회복 기조에 찬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경제 회복의 원동력이었던 3저(낮은 원화가치ㆍ저유가ㆍ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3고 시대로 본격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우리 경제회복에 단비 역할을 했던 자양분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환율과 유가ㆍ원자재 등 주요 변수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부정적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경상수지와 기업수익ㆍ가계 등에 악영향을 미쳐 경기회복 기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8일 "그동안 우리 경제의 단비 역할을 했던 3저 현상이 최근 3고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의 후유증이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선 원ㆍ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1,104원70전으로 마감, 1,100선 밑으로 떨어질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1,100~1,300원의 박스권을 이탈하며 본격적인 원고 시대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원화가치 상승(저환율)은 고환율을 무기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던 국내 기업에 직격탄으로 작용,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연일 뜀박질하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도 큰 걱정거리다. 지난 2008년 말 30달러대를 유지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2009년과 2010년 두 해 계속 급등하기 시작해 7일(현지시간) 87.48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환율 효과가 사라지고 국제 원자재 값이 급등함에 따라 수출 감소와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조짐은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1월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요인(저환율-원화가치 상승)뿐만 아니라 유가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슬금슬금 오르는 시장금리도 경기회복을 잡는 복병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라 시장금리는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7일 2.89%를 저점으로 급등하기 시작, 두 달 만에 4%대로 올라서 8일 4.06%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본부장은 "3저 약화는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을 비롯해 우리 경기회복의 불씨를 약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