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약달러' 도피 자본 상품시장 들쑤셔

■ 버냉키發 원자재 쇼크<br>금값, 사상 첫 온스당 1,000달러 진입 '시간문제' <br>美금리인하 기조 유지하는 한 상품값 강세 지속<br>국제 외환시장 등선 "버냉키가 시장 파괴" 아우성


'약달러' 도피 자본 상품시장 들쑤셔 ■ 버냉키發 원자재 쇼크금값, 사상 첫 온스당 1,000달러 진입 '시간문제' 美금리인하 기조 유지하는 한 상품값 강세 지속국제 외환시장 등선 "버냉키가 시장 파괴" 아우성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국제 외환시장과 상품시장에서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FRB가 경기침체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의 금리를 또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달러가 연일 떨어지고 이에 국제 투기자본이 대거 상품시장에 몰려들어 사상 초유의 상품 랠리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 최근 국제유가를 비롯해 상품가격이 줄줄이 고공행진하면서 FRB의 금리인하 조치가 국제 상품가격 앙등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약달러로 인한 자본의 상품시장으로의 도피 경향은 최근 시장의 기본적인 가격결정 요인인 수요-공급 조건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품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면 다시 미 달러화의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을 부를 것이란 점에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금융위기에 따른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FRB가 이날 미국 내 12개 지역 연방은행의 보고를 종합해 만든 베이지북은 올 들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신용경색에 따른 소비와 투자 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음을 보여줬다. 베이지북은 "미국 내 12개 지역 중 3분의 2의 경제 활동이 약화됐다"며 "나머지 3분의1의 지역도 성장이 둔화되거나 완만한 상승에 그치는 등 경제활동이 억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FRB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와 상품가격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했다. 서비스업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내놓은 2월 비제조업지수는 49.3으로 기준점인 50을 밑돌아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ISM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공장 주문도 전달보다 2.5% 줄었고,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 성장률은 연 1.9% 수준으로 전 분기 6.3% 성장에서 크게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FRB의 선택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 집중돼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경기침체 우려가 더 크다"며 18일 FOMC에서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버냉키 의장의 금리인하 일변도 정책은 시중 유동성 과잉을 초래해 물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는 벌써 상품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석유뿐 아니라 광물ㆍ곡물ㆍ원자재 등 거의 모든 상품 가격이 전방위적인 상승 랠리를 보였다.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 달러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석유, 금ㆍ은은 물론 밀ㆍ옥수수 등 곡물가와 구리ㆍ아연 등 공업용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가격은 3%나 올라 사상 처음 1,000달러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은과 구리 가격도 각각 28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옥수수 가격 역시 부셸당 5.69달러로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고 밀 가격도 부셸당 11.21달러로 뛰었으며 콩 가격도 1% 넘게 올랐다. 홍차ㆍ커피도 남미 등 생산지역의 정정불안에 따른 공급 차질과 투기세력이 몰리면서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커피의 경우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톤당 2,774달러로 연초 대비 41.7% 급등,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홍차 가격 역시 재고 감소 등으로 올해 사상 최고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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