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11111'이 뭐길래… 출산일 앞당기고

"아이에 특별한 주민번호 선물"… 병원마다 제왕절개 예약 몰려


강동구에 사는 주부 최모(32)씨는 지난 3월 임신했다. 최씨는 의사로부터 출산예정일이 11월 중순쯤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남편과 재미있는 약속 한 가지를 했다. 출산일을 며칠 앞당겨 제왕절개 수술로 11월11일에 아이를 낳기로 한 것. 이날 출산을 하면 2011년생인 아이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11111'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좋은 추억과 선물이 될 것으로 믿고 있는 최씨의 마음은 생애 첫 출산을 3일 앞둔 지금 설렘으로 가득하다. 전국의 주요 산부인과 병원들이 오는 11일 제왕절개 수술을 하려는 임신부들의 예약이 몰리면서 북적이고 있다. 올해 11월 중순이나 하순께 출산예정일을 받은 임신부들이 아이에게 주민번호 앞자리 111111을 선물하기 위해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가량 수술로 출산을 앞당기려 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D산부인과의 한 관계자는 "보통 제왕절개 수술을 일주일에 30~40건 정도 하는데 이번주의 경우 11일에 눈에 띄게 예약이 몰리면서 50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월 출산예정자들이 1월1일에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사례는 해마다 있는데 주민번호 111111을 위해 출산일을 조정하는 이번 경우는 더 특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포구 S산부인과의 한 관계자도 "대형병원이 아니어서 원래 수술환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11일 예약자가 평소보다 20% 이상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자회사에 근무하는 한모(29)씨는 친구의 권유로 출산일을 조정한 경우다. 한씨는 "출산일을 며칠만 당기면 아이의 주민번호 앞자리를 1로만 채울 수 있다는 말을 친구로부터 들었다"며 "처음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생각할수록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느꼈다"고 소개했다. 한씨는 "올해 11월11일에 태어나는 아이들을 묶어 '바코드 세대'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 종로구청의 한 관계자는 "11일에 출생신고자가 평소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당일에 얼마나 많은 출생신고가 접수될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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