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자는 이날 후보자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으로 첫 출근을 하면서 책임총리제를 어떻게 구현하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서는 '책임총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 '대통령제에서 책임총리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는 등 갖가지 해석이 나왔다. 당장 야당에서는 "의도적인 동문서답"이라며 들고일어났지만 어떤 뜻으로 이런 답변을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야당이 극단적 보수인사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시간이 없고 오늘부터 열심히 청문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집무실로 출근했다. 지명과 동시에 '준(準)총리'로서 전용차량과 운전사를 제공 받지만 문 후보자가 "아직 간부들과 정식 인사 전"이라며 첫날만큼은 예우를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출근 후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부터 청문회 절차에 대해 보고 받고 인사청문회 준비단 구성을 완료했다. 청문회 준비단은 총괄팀·신상팀·언론팀·지원팀·정책팀 등 5개 팀로 구성돼 청문회 실무준비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후보자를 잘 아는 민간인사 2명을 '정무특보'로 준비단에 참여하게 했던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와 달리 문 후보자는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내부인사만으로 준비단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자와 준비단은 이르면 13일, 늦어도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는 오는 16일까지 국무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을 근거로 임명동의안를 받은 지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실시하고 인사청문 결과보고서 채택, 본회의 보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의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지극히 오만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며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또다시 대독총리 역할을 하려는 것인가. 여론에는 귀를 닫은 채 청와대만 바라보고 해바라기 행보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역시 '칼럼 쓰는 기자'에서 '받아쓰기하는 총리'로 가는 군요"라고 지적했고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그럼 대독총리 하겠다는 것인가? 청문회 준비 단계부터 빵점 총리 후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