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주도주 없는 증시

김임규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


최근 우리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다. 현대차·롯데케미칼·SK이노베이션·현대중공업 등 경기 민감 대형주의 반등 시도와 아모레퍼시픽·CJ제일제당·한국전력·삼립식품·컴투스 등 내수 및 중소형 대표주에 대한 차익 실현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에서 1,100원대까지 상승하며 내수주에 대한 차익 욕구를 키운 반면 국제유가 하락과 수개월간 하향 조정된 글로벌 경기 모멘텀의 점진적 개선 움직임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경기민감 대형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였다. 특히 산업재 수요를 대표하는 구리 가격의 안정이 경기민감 대형주의 실적 개선과 연결될 수 있다는 측면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경기 민감 수출주들의 올 4·4분기 원화 환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확대했다. 반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내수주는 원화 약세로 4·4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돼 대형주와의 역차별화가 불가피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한편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지연되면서 여전히 글로벌 증시 대비 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3·4분기 실적 시즌에서 드러난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약화가 코스피 상승 기대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11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조치로 부동산 등 자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도 주춤하고 있다. 정부가 원·엔 동조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는 하지만 엔저에 따른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 훼손 우려도 만성적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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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부담으로 코스피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 전환을 지연시키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의 디스카운트 요인은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SDS 상장에 따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와 삼성중공업·삼성증권·현대차의 자사주 매입 발표 및 연기금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 움직임 등은 코스피의 상승 전환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당분간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환율 변화에 따른 수출주와 내수주 간의 바벨 전략(유연한 시장대응)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뚜렷한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개별 모멘텀을 지닌 종목들(유가 하락과 한중 FTA 체결에 따른 여행·항공·엔터주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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