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소치 올림픽, 평창 올림픽

오현환 문화레저부장


다양한 분야 우승 잠재력 발견

소치 동계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제 남아 있는 우리나라 유망종목도 토요일(22일) 예정된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 여자 1,000m 결선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선 정도다.


3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이젠 마음을 추스르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소치올림픽에서 교훈을 챙길 때다.

우리는 전세계 200여 국가 중 절반 내지 3분의1만 참여하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전체 7개 종목 중 아이스하키를 뺀 6개 종목에 71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그동안 가장 많이 참가했던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때 48명보다 무려 23명(47%)이나 많다. 썰매 군에서는 전종목에서 출전했다. 동계올림픽의 선수층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은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메달 도전을 위한 결선에 오른 새로운 종목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스키점프 남자 대표팀 최흥철과 최서우가 라지힐 종목 개인전 결선 진출에 성공했고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서 최재우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올랐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선 김호준과 이광기가 결선에 진출했다.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의 원윤종-서영우 조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엎드려 타는 썰매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이 결선에 올랐다.


여자 컬링도 이번에 처음으로 출전해 눈부신 성과를 얻었다. 세계랭킹 10위로 참가국 중 가장 낮은 순위였지만 강호 러시아·미국·일본을 격파하고 3승이나 챙겼다.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을 수확했던 우리나라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지평을 넓힌 데 이어 평창에서는 보다 넓은 부문에서 메달을 딸 잠재력을 확보한 것이다. 우리 국민과 기업·정부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평창에선 뭔가 일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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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냉정하게 우리의 현주소를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피겨에서는 김연아의 뒤를 이을 만한 훌륭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데다 스포츠계에 불거진 병폐가 안현수 사태를 계기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부문에서도 미래가 없다는 지적이다.

안현수 사태는 파벌·승부조작·뇌물·폭행·성추행까지 그동안 존재해온 고질적인 병폐의 민낯을 한꺼번에 드러냈다. 이런 부정과 비리는 빙상계만이 아니라 체육계,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반성도 나오고 있다. 안현수 사태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들불처럼 번졌던 '히딩크 신드롬'을 돌이켜보게 한다. 체육계는 물론 사회 전체가 오직 실력만으로 평가하자는 공정경쟁론이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평창올림픽의 흑자,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강원·동해권의 도약, 국가경제발전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기장, 교통망 등 평창올림픽 관련 시설들은 지난해 기초를 만든 데 이어 올해 대부분 착공된다. 계획된 3년 내 완공은 물론 차질 없어야겠지만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낳도록 해야 한다.

평창올림픽 이후 강릉권이 제2영동고속도로, 서울~원주 간 고속철도 등으로 인천공항·수도권과 한 시간대 권역으로 자리 잡는다고 한다. 강원도를 동아시아의 관광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말로만 그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평창 시설 차질없이 준비해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러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치올림픽이 '돈 먹는 올림픽'이라고 비꼰 기사를 내보냈다. 소치올림픽 시설건립을 위해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500억달러에 육박하는 돈을 쏟아 부은 데 이어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연간 17억~22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소치올림픽의 유지보수비 수준인 70억달러만 들어간 것을 벤치마킹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속담에 '죽 쑤어 개 준다' '닭 길러 족제비 좋은 일 시킨다'는 말이 있다. 번지르하게 올림픽을 치르고 남 좋은 일만 시켜서는 안 된다. 소치올림픽을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얘기다.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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