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고이치의 해법

제4보(37~46)


포석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귀를 점령하고 다음에는 변으로 전개하고 그 다음에 중원으로 진출하는 것이 바른 순서로 되어 있다. 걸침과 굳힘은 변으로 전개하기 이전에 대국자의 취향에 따라 등장한다. 걸침에는 굳힘과 협공이 뒤따른다. 이 바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장쉬가 발빠르게 선보인 벌림이다. 벌려야 할 곳은 거의 모두 벌려놓았다. 문제는 장쉬가 서둘러 벌림을 강행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긴 허점이다. 지금 위빈이 백36으로 그것을 찔러간 장면인데…. 장쉬는 여기서 흑37과 39라는 수순으로 해법을 찾으려 했다. 흑37은 타이밍 좋은 선수활용이다. 그러나 흑39는 과연 좋은 수였을까. “얼핏 보기에는 폼이 나는 역공의 수 같았지만 의외로 실효가 적었어요.”(서봉수9단) “그럼 어떻게 두어야 했을까요.”(강만우8단) “글쎄 그게 영 마땅한 수가 없어.”(서봉수) 일본기원 검토실에서는 장쉬의 장인인 고바야시 고이치가 멋진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흑39라는 어설픈 역공을 생략하고 아예 한번 더 손을 빼는 기막힌 작전이었다. 참고도1의 흑1로 손을 돌린다는 것. 백2면 흑3으로 밀어올린다. 백8에는 흑9로 밀어버린다. 백12로 끊으면 흑13으로 삭감한다. 이 코스가 매우 유력했음이 나중에 확인되었다. 백42는 화급한 곳. 이 수로 참고도2의 백1을 서두르면 흑은 2에서 4로 실리를 챙겨 아무 불만이 없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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