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유가대책, 무대책이 대책

[기자의 눈] 유가대책, 무대책이 대책 정부는 6일 경제장관 간담회를 갖고 이른바 고유가 대책을 내놓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교통세 등 기름값에 붙은 세금을 인하하는 기본적인 처방은 빠져 있다. 앞으로 고유가가 고착된다는 가정 아래 중장기대책을 잔뜩 나열했을 뿐이다. 에너지 저소비형 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신ㆍ재생에너지를 확대보급하며 해외에너지자원 개발지원 등에 재정투입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국제유가 급등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도 속수무책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고 해야 옳다. 그렇다고 유가가 국내 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 무작정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세수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세금을 깎아주는 용기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세계경쟁에서 홀로 서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만큼 위험도 크다. 98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 내에서 조차 에너지자원 개발지원이 오히려 줄었고 에너지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것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당장은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체에너지 비중은 겨우 1.52% 정도. 그나마 폐기물 소각로 활용을 제외하면 0.5% 밖에 안된다. 해외유전의 자주개발률도 3%에 불과하다. 이웃나라 일본은 자주개발률이 12%가 넘는다. 그만큼 경제운용에 자율적인 여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도 이제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다. 국제 정치ㆍ경제 풍향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자주적인 경제운용이 필요하다. 석유는 세금징수하기 좋은 대상이다. 예를 들어 휘발유에 붙는 내국세는 교통세 545원, 주행세 117원(교통세의 21.5%), 교육세 82원(교통세의 15%)에 부가가치세를 포함, 소비자 가격의 절반 이상인 818원에 달한다. 일반 서민들의 '기름 낭비'에 힘입어 정부는 손쉽게 간접세를 걷어왔고 그 관행을 이번 대책에서도 쉽게 벗어내지 못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입력시간 : 2004-08-06 17:06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