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22일] 이 대통령 담화, 새 출발하는 심정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쇠고기 문제 등으로 국민적 갈등과 불만이 고조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이 무산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담화는 오히려 늦은 감조차 있다. 취임 3개월 만에 담화를 발표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을 깊이 인식하고 분석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를 통해 국정수습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먼저 국민의 불만이 어디에 있으며 생긴 까닭이 무엇인지부터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미국이 쇠고기 문제에 대해 재협상에 가까운 합의를 해주었다고 해서 국민의 불안이나 불만이 해소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솔직하게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미국과의 협상을 소홀히 한 책임을 인정하고 앞으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방침을 명확히 밝혀 국민의 이해를 얻는 내용이 돼야 한다. 그동안 정부에 대한 불신과 근거도 없는 괴담이 난무한 것은 정치력 부재에도 큰 원인이 있다. 청와대에 통치는 있지만 정치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뒤늦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연이어 회동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실망을 주고 있다. 필요에 따른 형식적 회동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치력이 있어야 상대는 물론 국민의 협조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가 없었으니 소통이 있을 수 없고,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국민 담화는 내용에 따라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책임을 회피하려 하거나 쇠고기 문제에 대해 미국의 재합의로 불필요한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밀고 나가면 분위기 반전은커녕 희미하게 남은 한미 FTA 비준 불씨도 꺼버릴 수 있다. 솔직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마음을 살피고 국민의 뜻을 수용하는 소통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다면 국민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발표되는 담화가 실낱 같은 FTA 조기 비준은 물론 18대 국회의 원 구성 등 앞으로의 원만한 국정운영의 계기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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