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가 왜 오르나] <하> 수주내 60弗대 갈수도

각국 비축유 확보에 혈안… 가수요 부추겨<br>투기자본도 사재기 OPEC 입김도 안먹혀

중동산 두바이유가 지난 17일 배럴당 48달러대에 육박하는 등 연일 국제유가의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전날 증산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급등이 지속되자 일부에서는 증산능력을 고려하면 OPEC의 유가 통제력도 한계에 다다라 몇 주 내에 유가 6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예측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약달러, 석유 수요증가 등 구조적인 악재가 이미 유가상승에 반영됐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고삐 풀린 유가는 석유 가수요와 이를 틈탄 투기자본의 공격적 가세가 주된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 비축유 증대, 가수요에 불붙여=6,1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최근 전략비축유를 확대하는 데 외환을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축물량 확대분에 따른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액은 향후 매년 100억달러에 가까울 것으로 외신들은 보도했다. 우리나라 역시 향후 3년 동안 정부의 원유 비축분을 현재의 두 배 가까운 1억4,100만배럴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석유공사가 비축기지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유가를 기준으로 할 때 비축분 증대에만 2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지난해 7월 올해 세계 석유수요를 하루 8,260만배럴로 예상했던 OPEC이 17일 올해 석유수요를 하루 8,400만배럴로 상향 조정한 배경에도 각국이 비축유를 늘리며 가수요를 촉발시킨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석유분석전문가인 올리비에라 액센추어 파트너는 “석유시대는 최소 오는 2050년까지 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20년 안에 현재 생산 중인 유전의 70% 가량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원확보에 불안을 느낀 세계 각국이 비축유 확대와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요에 물 만난 투기자본=유가가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인 지난해 4월 원유 선물시장에서 순매수포지션 계약은 8만2,000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매수포지션 계약이 많다는 것은 향후 유가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기세력이 원유 사재기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뜻한다. 이후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2월 순매수포지션 계약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오히려 순매도세를 보였다. 그러나 석유수급이 빠듯하게 돌아가면서 유가가 1월부터 심상치 않자 투기세력이 다시 석유시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해 1월 순매수포지션 계약이 2만~3만건으로, 3월 들어서는 7만6,000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OPEC이 증산을 발표했음에도 16일 유가가 급등했던 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17일 전날보다 0.06달러 내린 배럴당 56.40달러로 마감했으나 투기세력의 가세로 한때 장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57.6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약달러ㆍ수급불안 등의 악재를 감안해도 두바이유의 경우 올 연간 유가는 40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이보다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이유의 80% 이상은 투기자본에 의한 거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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