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그룹 "천문학적 재원 마련 큰부담" 신중

■ ['삼성생명지주사' 만들 수 있다] 삼성그룹 반응<br>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려면 시총으로 11兆 필요<br>"지주사 체제여부 결정안됐다…향후 정책 살필것"


삼성그룹 "천문학적 재원 마련 큰부담" 신중 ■ ['삼성생명지주사' 만들 수 있다] 삼성그룹 반응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려면 시총으로 11兆 필요"지주사 체제여부 결정안됐다…향후 정책 살필것" 이규진 기자 sky@sed.co.kr ‘멍석 깔아준 것은 고마운데….’ 금산분리 완화 등을 골자로 한 금융위원회의 정책안에 대한 삼성그룹의 심경이다. 이번 방안이 효력을 발휘하면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의 큰 걸림돌은 제거된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다고 한달음에 건너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지불비용이 너무 천문학적이다.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특정 지배구조가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고 지주사체제 여부 역시 결정된 것이 없다”며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주사로 가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제도가 유리하게 변화된다고 해서 당장 그룹 구조를 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그룹은 금산분리 완화 방침에 대해 원론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금산분리 원칙에 따르면 금융사와 비금융사는 한배에 탈 수 없다. 반면 이번 개정안에는 금융사가 비금융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이는 삼성그룹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아래서는 삼성에버랜드(금융지주회사)→삼성생명(금융자회사)→삼성전자(비금융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불가능하다. 금융지주회사는 제조업 자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고 의결권도 제한되기 때문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또 현행 제도에서는 삼성생명을 상장하면 주식이 시세로 평가되면서 에버랜드가 가진 삼성생명 주식이 자산 총액의 50%를 넘게 된다. 그 결과 에버랜드는 자동적으로 금융지주회사가 돼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 이와 달리 개정안대로 법이 바뀌면 삼성그룹은 현재의 출자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 승계구도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삼성그룹이 그동안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탓에 지주사 전환이 불가능했던 것에 비춰볼 때 획기적인 변화인 셈이다. 이론적으로 삼성그룹이 지주사로 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가려면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여럿 남아 있다. 현행 법규상 지주사가 되려면 상장회사인 자회사는 20%, 비상장 자회사는 40%까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대표적인 난관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 7.21%를 가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려면 지분 12.79%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이는 시가총액으로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결국 금융위가 자회사 요건을 더 낮춰주거나 삼성그룹이 다른 자회사들을 매각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해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삼성그룹이 “앞으로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살펴보고 모든 문제를 신중히 다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연한 말만 되풀이하는 이유다. • '삼성생명지주사' 만들 수 있다 • 주요그룹 반응 • 보험회사 반응 • 금융위 업무보고 뭘 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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