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초 시무식에서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더욱 신경쓰고 협력업체와 세미나도 자주 해 협력업체들이 외국 업체 못지 않게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기르지 않고는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온전히 끌어 올리기 힘들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로부터 석달 후. 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 품질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지원사업에 나섰다. 협력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구매본부 내 협력업체 품질강화팀을 임원급인 실로 격상하고 기존 1개였던 팀을 3개로 확대했다.
인원도 추가로 보강했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에서 납품하는 부품의 수준이 높아야 좋은 차가 나올 수 있다는 게 회장의 뜻"이라며 "이를 위해 관련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지원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조직강화와 함께 협력업체의 품질 개선사업을 직간접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협력사의 제품 생산공정과 사후 관리를 꼼꼼히 따져보고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몽구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제값받기 정책'을 위해서라도 협력업체의 품질 강화는 필수라는 게 현대차의 생각이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리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미국 시장 움직임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실제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정부는 자동차 리콜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리콜된 자동차는 6,400만여대로 사상 최대였다. 현대차도 지난 2일 미국 시장에서 '엘란트라(아반떼)' 핸들에 문제가 있다며 26만3,0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현대차가 질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포함해 전사적인 차원에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품질 강화노력과 별도로 정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중국 4공장 착공도 다음달 1일께 이뤄질 예정이다. 4공장은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에 지어지며 정몽구 회장의 참석 여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4공장에서는 '엑센트(현지명 루이나)' 등이 생산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4월 초로 착공시점을 잡고 있지만 현지 일정 관계로 1일을 포함해 몇 가지 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