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유국간 갈등이 폭락 부채질

■ 국제유가 17달러대 곤두박질러등 비회원국, OPEC 일방적 감산 반발 >>관련기사 '유가, 어디가 바닥인가' 세계경제 동반 침체에다 산유국간의 내부 갈등이 겹쳐 국제 유가가 연일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17.4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99년 6월이후 최저치로 배럴당 36달러를 웃돌던 1년전과 비교하면 절반이상 가격이 폭락한 셈이다. 이날 유가급락은 전날 비(非)회원국의 동참을 전제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150만배럴 조건부 감산 결정이 비회원국의 동조를 얻지 못하면 '유가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 촉발됐다. OPEC는 석유수요의 급감으로 하락하고 있는 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감산이 시급하지만 시장점유율 상실을 초래하는 OPEC 회원국들만의 일방적인 감산은 더 이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회원국중 러시아가 석유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최근 2년간의 유가 상승은 러시아 정부가 경제를 안정세로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따라서 러시아는 유가하락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OPEC과 날카롭게 대립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비회원국인 노르웨이는 OPEC의 감산결정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OPEC회원국간 분열 조짐도 유가 급락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유가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경제 동반침체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는 OPEC과 러시아 중심의 비회원국간의 유가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쿠웨이트의 압델 알-사비에 석유장관은 현재와 같이 OPEC회원국과 비회원국의 대립이 계속된다면 유가가 머지않아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만파이낸셜의 제임스 피들러도 "OPEC이 누리던 국제유가 영향력이 러시아로 넘어갔다"며 "OPEC과 러시아가 감산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유가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가가 10달러 아래로까지 수직하락할 경우, OPEC과 비OPEC회원국간의 타협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유가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도 유가전쟁으로 인한 수입급감을 견딜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86년에 산유국간의 유가전쟁이 격화돼 유가가 8달러선까지 떨어지자 비회원국들이 OPEC의 감산권고를 받아들인 사례도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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