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제는 살만큼 샀나" 가격 메리트 감소로 10거래일 만에 순매도 전환금리·유가 등 주변여건도 비우호적…매수 주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주식회사 한국의 세일은 끝났나.' 2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10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자 한국증시 바겐세일 쇼핑이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4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해 지난달 19일 이후 이어오던 순매수 행진을 마쳤다. 지난 9거래일간 누적 순매수 규모가 2조4,435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날 순매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수급공백이 크게 부각됐다. 외국인의 매수중단과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나오는 것은 가격 메리트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조정기에 저가매수에 나섰다가 지수가 단기낙폭의 80% 이상을 회복하며 1,400선에 다시 근접하자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 특히 올들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 한해 동안 순매도한 3조원의 76%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자 '살만큼 샀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점과 국제유가의 상승, 미국 거시경제지표 등의 불확실성도 외국인 매수를 주춤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인 롯데쇼핑 공모에 외국인이 참여하면서 일시적으로 매수 기반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롯데쇼핑의 해외 공모물량이 2조7,428억원에 달한다면서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의 경우 청약증거금률이 100%이기 때문에 실제 주식매수의 효과가 나타나 청약기간 동안 외국인의 매수기반이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금융업종을 600억원 이상 순매도한 데 이어 유통업종을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롯데쇼핑 공모에 참여하면서 유통주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에서는 지난 9거래일간 외국인 순매수로 집계된 물량이 대형 외국계 펀드의 일시적인 주식 매수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투자 주체가 매수를 멈추자 외국인 동향이 중립적인 수준으로 돌아섰다는 지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는 미국 캘퍼스와 같은 대형 기관이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외국인 전체의 시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월 외국인들이 아시아 신흥증시에서 매수세를 강화한 가운데 한국증시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아시아 증권시장 외국인 매매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1월 아시아 신흥증시에서 62억5,000달러를 순매수했고 그 가운데 22억6,500만달러를 한국증시에서 사들였다. 태국증시에서는 17억8,600만달러를 순매수하며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입력시간 : 2006/02/02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