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3일 개편에서 민정ㆍ안보ㆍ홍보ㆍ사회문화 등 4개 분야 특보단을 우선 발표했고 앞으로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와 협의해 정무특보단도 꾸리기로 했다. 결국 5개 분야 특보단과 10개 수석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보단과 수석의 역할 분담이 모호하고 정책조율 과정에서 수석실과 갈등이 빚어질 수 있어 '옥상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보단 통해 정책조율ㆍ소통강화 나서=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반전 카드'로 특보단을 마련한 것은 △정책 조율 △당정 및 국회와 소통 활성화 △국민들에 대한 홍보 강화 등 다목적 계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집권 이후 청와대 비서실 간, 부처 간 업무 칸막이 제거를 통해 '협업 정책'을 강조했지만 현장에서는 협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연말정산 세금 폭탄, 보육 정책, 노동시장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일관된 정책방향을 마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특보단을 구성해 정책방향의 일관성을 높이고 추진력도 높이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특보단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소통창구' 역할도 맡게 된다.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통한 경제회복이나 국가혁신을 위해서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절실한 만큼 특보단은 당정청 간 소통의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 국민들에게 잘못 알려지거나 진의(眞意)가 왜곡돼 전달되면서 사회혼란이 초래되는 경우도 있어 특보단이 대국민 정책홍보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리베로 특보단'이 꾸려지는 셈이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임기 3년 차를 맞아 국정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혁신과 국가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당정과 국회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치인 배제하고 전문가로 구성=1기 특보단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해당 분야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들로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이명재 민정특보는 특수 수사통 검찰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때 검찰총장을 지냈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를 지냈다.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 김영한 전 민정수석 항명(抗命) 등으로 드러난 공직기강 해이를 바로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인 안보특보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자문위원,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국내 최고의 사이버 분야 전문가로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대한 정책조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호 홍보특보는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지냈다. 방송사 출신인 윤 수석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 차를 맞아 야심 차게 추진하게 될 정책에 대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BS 기획본부장을 지낸 김성우 사회문화특보는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김상률 교육문화수석과 한 팀을 이뤄 노동시장 개혁, 복지체계 개선, 교육혁신 등에 대한 정책조언에 나선다. 앞으로 발표될 정무특보에는 당정 및 국회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치인이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이 내정자와 협의를 통해 적임자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7선으로 친박근혜계 좌장 역할을 하는 서청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계파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립형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