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일상의 모든 것, 과학적으로 설명·분석

■ 굿모닝 사이언스 (피터 벤틀리 지음, 김영사 펴냄)


아침에 눈을 떠 샤워와 면도를 한 후 토스트 한 쪽과 티백을 우린 차, 우유 한잔을 마시고 집을 나선다. 일상적이고 단순한 행동들이지만 곳곳에 과학이 숨어 있다. 잠을 자는 것은 수면시간 동안 뇌파의 진동수와 심장박동, 체온의 미묘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숙면과 선잠을 가른다. 욕실에서 사용하는 비누와 오일은 세척 효과도 있지만 물체 표면을 덮고 막을 형성하는 윤활기능도 갖기 때문에 몸을 씻을 수 있지만 잘못 밟아 미끄러질 수 있다. 면도날 앞에서의 피부는 외부 공격의 최대 방어벽으로 작용하고 토스트를 굽는 가전제품에도 전기를 열로 전환하는 복잡한 원리가 담겨 있다. 자칫 소홀히 여겼다간 피를 흘리거나 빵을 태울 수도 있다. 뜨거운 물에 넣은 티백이 폭발하듯 터지는 것은 물이 끓어 기포가 되고 열을 받은 기포가 기체로 바뀌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상한 우유는 역겹지만 효소를 넣어 발효시킨 치즈는 풍미가 좋다. 영국 출신 컴퓨터 과학자로 '디지털 생물학'을 창시한 저자가 아침에 잠에서 깨 퇴근 후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를 시간대별로 세세하게 나눠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그의 설명을 따르면 우리는 뇌세포의 시냅스 전기화학 반응으로 잠에서 깨어나고 백금에 흐르는 전류의 전기 저항을 열로 바꿔 토스트를 구워먹는다. 레이저로 폴리카보네이트 CD의 음악을 듣고 산산조각난 유리잔에서 무정형 결정구조와 열역학 제2법칙을 배우고 중력의 법칙으로 볼펜의 잉크를 흘려 글을 쓰는 식이다.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을 친근한 일상으로 끌어들여 호기심과 통찰력을 일깨우고자 한 책이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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