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스타트 GM·대우車] <하> 재결합 성공할까

[뉴스타트 GM·대우車]<하>재결합 성공할까과거 실패따른 불신해소 관건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될 바엔 차라리 포드가 나을 뻔했다." 본계약 타결을 지켜본 대우자동차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는 지난 2000년 6월 제1차 매각 입찰 때 포드가 가장 많은 금액을 써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우차가 지난 92년 GM과 결별했던 기억과 이번 인수과정에서 보여준 GM에 대한 불신감이 임직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심지어 "GM은 당초 협상을 질질 끌면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대우차를 고사시킬 작전이었으나 중소형 승용 부문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GM 아시아ㆍ태평양 본부가 본사를 설득, 인수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포드의 인수 포기 선언 이후 GM이 곧바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해 6월초에나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게 그 증거라는 것. 이 같은 불신감은 사실 여부를 떠나 GMㆍ대우차의 성공적인 안착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우가 GM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7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신진자동차의 지분을 넘겨받으면서부터. 하지만 지난 83년 김우중 전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 '세계 경영'에 몰두하면서 신진차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GM과 갈등이 표면화됐다. GM은 신차인 티코 개발, 동구권 진출 등 대우차의 회사 확장에 불만을 드러냈고 대우차도 단순 조립생산과 '내수용'으로 머물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결국 양측은 지난 92년 10월 공식 결별을 선언했다. 신설 법인이 이 같은 '실패한 결혼(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표현)'을 극복할 있을 지 아직은 미지수다. 김종도 대우차 이사는 "과거 실패는 문화ㆍ정서적 차이보다는 경영 전략상의 이해 차이 때문"이라며 " 양측이 차 산업에 이해가 깊은 데다 글로벌 전략을 수행해본 경험이 많아 앞으로 기업문화 조화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GM은 대우차의 숟가락 숫자도 알고 있다'는 말대로 30년간의 제휴 관계가 사업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GM도 신설법인의 회장으로 한국인 영입을 검토하는 등 현지화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는 "GM이 독자적인 신차 개발 능력 등을 갖춘 글로벌 생산기지 아닌 내수용으로만 한정, 대우차의 발전을 가로막을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판매 저조 및 노조 쟁의 등을 이유로 GM이 부평공장을 인수하지 않을 경우 노사 관계가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김광영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GM은 대우차의 장기적인 비전 제시와 함께 종업원 사기 향상, 노사간의 단합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특히 어려움에 처한 관련 부품업체에 대해서도 적극 개입하는 게 국민 정서나 시장개척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GM대우차의 성공여부는 GM이 그동안 한국에서 잃어버렸던 신뢰를 얼마나 빨리 되찾아 외국업체가 아닌 국내업체로 거듭날 수 있냐는데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최형욱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