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외국 기관들을 대신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 규모가 지난 한주간 324억달러 줄어든 2조9,2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주간 감소규모는 지난 2007년 8월 240억달러를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외국 기관들의 미 국채 보유규모는 지난 4주 중 3주간 감소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달 초 1.62%에서 지난달 28일 2.52%까지 치솟았다. 양적완화를 통해 미 국채의 가장 큰 투자가였던 연준이 매입을 줄이고 나아가 중단할 경우 미 국채 수익률은 갈수록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러한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예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탈이 이어지자 이머징 국가들이 환율방어를 위한 달러 확보를 위해 미 국채를 팔고 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로 크랜덜 라이트슨아이캡 이코노미스트는 "어느 국가가 어떤 종류의 미 국채를 매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머징 국가들이 환율방어를 위해 미국 단기국채를 매도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에서도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리퍼는 지난달 미국 정크본드(고수익 위험채권) 펀드에서 113억7,500만달러가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자금이탈은 리퍼가 분석을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미 정크본드 금리는 5월 4.95%에서 지난주 최고 6.974%까지 급등한 바 있다. 투자적격 회사채펀드에서도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1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미국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오르고 채권펀드의 투자손실이 커지고 있다. 채권펀드의 자금이 유출되면 이 자체로 펀드 수익률 하락-투자자 이탈- 채권매도 확대의 악순환이 이어지며 채권시장 하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동성이 떨어지는 여름 동안 이 같은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마르쿠스 로스젠 씨티그룹 아시아 주식 투자전략 대표는 "여름까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