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의기 전 WTO참사관 율촌서 제2인생

원산지 규정 세계 권위자로 커피 원산지 분쟁 조정 유명


원산지 규정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의기(60ㆍ사진) 전 세계무역기구(WTO) 참사관이 19년간의 WTO 생활을 마치고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으로 돌아왔다.

김 고문은 WTO원산지규정위원회에서 원산지와 관련된 문제를 배후에서 해결하는 일을 담당했었다.


중재한 대표적 사건은 커피 원산지 분쟁이었다. 지난 1995년께 세계 각국은 커피 원산지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원두 생산국은 원재료를 생산하는 나라에 원산지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고, 커피를 볶아 상품을 팔고 있는 일부 선진국들은 커피를 볶을 때 여러 원두를 사용하는 만큼, 볶는 나라에 원산지 권한이 있다고 서로 공방을 벌였다.

김 고문은 자료 조사 등을 통해 단일 원두를 볶는 경우에는 원두 생산지에 원산지 권한을 부여하고, 다양한 국가의 원두를 혼합해서 사용할 경우에는 볶는 나라에 원산지 권한을 주자는 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그의 제안으로 10년 넘게 이어진 원산지 전쟁은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김 고문은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각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해 10년 넘게 이어진 원산지 전쟁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WTO에서도 손꼽히는 원산지 전문가였던 그가 국내로 복귀한 건 그가 쓴 책 한 권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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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리 율촌 대표 변호사는 우연히 김 고문이 참사관 시절 쓴 책'WTO에서 답하다'의 서평을 읽고 마침 컨퍼런스 때문에 한국에 와 있던 그를 초빙해 특강을 열었다.

이후 윤 대표의 구애가 1년 넘게 이어졌고, 마침내 김 고문은 지난 25년간의 해외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했다.

세계 최초로 품목별 원산지 규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인 '한미 FTA 원산지 규정 해설'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 고문은 앞으로 율촌의 관세팀과 통상팀을 진두지휘하며 그간 익힌 전문지식과 해외 각국의 인맥을 활용해 율촌을 세계적인 로펌으로 만들 계획이다.

로펌 생활 외에도 국가의 원산지 협상에도 힘을 보탤 방침이다.

김 고문은 "율촌에 온 이상 그 동안 쌓아왔던 인적 네트워크와 지식을 바탕으로 율촌 관세팀과 통상팀을 국제적 수준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며, 기회가 된다면 국가에도 도움이 되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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