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사장단, 진보경제학자를 만난 이유는?

정승일 "伊 메디치 가문처럼 문화 등 적극 지원해야" 강조

한국 최고 대기업 삼성그룹의 사장단이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진보 경제학자로부터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이 만남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 삼성사옥서 열린 정기 수요 사장단 협의회를 통해 이뤄졌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는 정치경제학 박사인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그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함께 '쾌도난마 한국경제' 를 쓰는 등 각종 저서와 언론 활동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특히 진보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하며 분쟁을 일으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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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삼성이 "기업 경영권 문제에는 이념적 색채에 좌우돼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삼성 계열사 사장들 앞에서 경제민주화의 주요 과제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들은 물론 특히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연을 들은 한 삼성 계열사 사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매주 열리는 수요 사장단 협의회의 강연자로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성향을 지닌 인사를 초대하고 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같은 진보성향 인사는 물론 보수적 작가로 명성을 떨치는 소설가 이문열씨도 삼성 사장단 앞에 섰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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