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시장 추락 어디까지…

미분양 사상 최대 속 주택사업자 폐업 잇따라<br>빚얻어 집 산 서민들 치솟는 이자에 밤잠 설쳐

올해 건설ㆍ부동산 시장의 각종 지표들을 보면 온통 빨간불이다. 상황이 이런데 오히려 업체들이 줄도산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1~2년 전 버블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은 요즘 치솟은 이자와 원금 상환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구매심리도 문제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주택시장 특성상 경제위기감은 소비자들의 주택구매 심리를 꺾으면서 거래시장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가 지속된다면 부동산 시장이 초토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분양 사상 최대…건설사 부도 공포=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업계는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다. 국토해양부의 조사에 따르면 8월 현재 미분양 아파트는 16만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건설사들의 유동성(자금조달)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이 숨기고 있는 미분양까지 합치면 25만가구를 넘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가구당 평균 2억원씩만 잡아도 50조원의 자금이 미분양에 묶여 있는 셈이다. 최근 금융위기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이자가 급등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은행권은 대ㆍ중ㆍ소 업체를 가리지 않고 신규 사업에 대한 PF 대출을 거의 중단한 상태이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업체들은 이자부담이 높은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기관에 손을 벌리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ㆍ주택사업에만 전적으로 매달려온 중소 건설사들은 부도 공포에 떨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총 251곳이 부도를 내 지난해 같은 기간 170개사에 비해 47.6% 증가했다. ◇사업 못하겠다 주택사업자들 자진폐업=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820개의 주택사업자가 면허 자진반납 등으로 문을 닫았다. 물론 신규 등록도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지난해에 이어 전체 주택사업자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등록이 말소되거나 자진반납한 사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512개가 문을 닫았던 것과 비교하면 60%나 늘어난 것이다. 주택사업 신규 등록도 지난달 말까지 324개에 그쳐 연말까지 가더라도 400여개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6년 862개, 지난해 808개가 신규 등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처럼 신규 등록은 급감하고 등록 말소ㆍ반납이 늘어나면서 9월 말 기준 주택사업자는 6,404개로 지난해 말(6,901개)에 비해 497개나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 끊기고 대출이자는 눈덩이=최근 경제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주택시장은 마비된 상태다. 일부 인기 택지지구를 제외하고는 ‘청약 제로’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기존 거래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 특히 정부가 세제와 재건축 규제완화 등 각종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점은 심각한 대목이다. 거래침체로 아파트 값은 심리적 지지선마저 무너졌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105~109㎡형은 심리적 가격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억원이 붕괴됐고 강남권의 10억~12억원을 호가하던 매물도 8억~9억원대로 주저앉았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1~2년 전 호황기에 무리하게 대출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최근 금리가 오르자 대출이자 부담에 속이 타들어간다. 2년 전 강남 도곡동의 한 아파트를 매입한 김모(53)씨는 “최고 20억원까지 가던 아파트를 15억원에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매달 수백만원씩 나가는 이자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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