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만혼, 그들이 늦도록 버티는 이유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 버틴 女의 생각 올해 서른 여섯이에요. 만 나이로 서른 넷? (웃음) 쉽게 말해 노처녀죠. 서른을 갓 넘겼을 때만 해도 서른 여섯살의 내가 싱글로 남아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꼭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지만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거든요. 지금이라도 내 일과 생활을 이해해주고 외조해줄 사람이 있다면 결혼하고 싶어요.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 만나기만 하면 남편 욕, 시댁 욕 하느라 정신 없지만 어쨌든 안 하는 거보단 나으니까 욕 하면서도 사는 거 아닌가요. 20대 때는 연애도 꽤 했어요. 남자들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곤 생각 안 해봤는데 서른 가까워지면서부터는 누굴 만나도 100% 아니면 함부로 만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격이나 경제력 같은 건 물론이고 아무래도 집안 분위기 같은 것도 꼼꼼하게 보게 되잖아요. 만나고 있는 사람 있어도 더 괜찮은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죠. 연애만 했냐고요. 당연히 아니죠. 내 계발 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20대 초반에 아무 것도 모르고 결혼한 우리 엄마는 저더러 하고 싶은 공부 다 하고 성공하라고 늘 격려해줬어요. 엄마 처럼 너무 일찍 결혼해서 후회하지 말라고. 그 말 믿고 대학원까지 마쳤어요. ‘내가 능력 있으면 더 괜찮은 사람 만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요. 덕분에 능력 있는 전문직 여성은 될 수 있었죠. 근데 막상 30대 중반이 되서 한 두 살 정도 차이 나는 전문직 남성을 만나려고 보니까 그 사람들은 내게 그다지 관심이 없더군요. 능력 있고 괜찮은 남자라면 30대 중후반이어도 20대 여자 애들 만날 수 있다나요. 그렇다고 내가 40대 만나기는 좀 그렇잖아요. 그래도 초혼인데 나이 차이 덜 나는 사람 만나야죠. 지금은 괜찮은 ‘돌싱남’(돌아온 싱글 남성)이라도 만나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그건 최후의 선택이에요. 운명의 상대가 있다면 언젠가 만날 수 있지 않겠어요. ■ 홀로 男의 지론 흔히 얘기하는 ‘골드미스’ 시네요. 능력도 있으시고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저는 올해 서른 아홉입니다. 내년이면 마흔이죠. 근데 전 골드미스 여성들 뿐만 아니라 한국 여성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경제력 지상주의’ 탓에 제가 지금까지 노총각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맞선 자리 나가보면 다들 대놓고 물어보시더군요. 연봉 얼마인지 지금까지 모아놓은 재산은 얼마인지, 집은 있는지. 한국 여성들 남자 볼 때 경제력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그 조건에 맞추려다 보니 저도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놓쳤어요. 지금은 직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도 올랐고 서울에 내 집도 한 채 마련하고 나니 그나마 여성들이 저에게 괜찮은 점수를 주시는 것 같아요. 근데 문제는 이제 연애 할 시간이 없다는 거죠. 한창 놀 나이에 취업 준비하고 취직해서 돈 벌고 자기계발 하는데 시간을 보냈더니 지금은 회사 일 하기도 바빠서 맞선도 겨우 나가는 편이에요. 저희 어머니는 지금도 내조 잘 하는 여자 만나서 결혼하면 될 텐데 뭐가 모자라서 결혼을 못하는 거냐고 성화에요. 저도 결혼하고 싶죠. 근데 그럴 여유가 없는 걸 어떻게 하나요. 이젠 맞선 자리 나가도 어떻게 해야 점수를 따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연애를 시작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우리 같은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한 건지 못 한 건지 사람들은 궁금해 하죠. 실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 쪽은 아시나요? 우리가 왜 아직 싱글인지. 만혼, 그들이 늦도록 버티는 이유 2005년 30대 미혼 21% 5년만에 7.6%나 급증 "기왕 늦었는데 아무나 안 만나요" "너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하느니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적극적 치료'를 인기절정 록그룹 내한, 하나도 아니고 둘이다! 새로 나온 음반 향긋한 전통차로 꽃샘 추위 달래볼까? 호텔 나들이, 싱가포르 요리사 초청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