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쓰는데… 일반 직장인들은 눈치 보느라…’
공무원들의 육아휴직은 크게 늘어난 반면 일반 직장인들은 이를 거의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공무원 중 일부는 휴직 후 학원 출강이나 개인사업 운영, 어학연수를 위한 장기간 해외체류 등 휴직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휴직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육아휴직한 국가ㆍ지방공무원은 5,692명으로 지난 2004년의 1,829명보다 3.1배 늘어났다고 23일 밝혔다. 2004년 754명이던 국가공무원은 지난해 2,445명으로, 지방공무원은 1,075명에서 3,247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국가공무원의 경우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4년 71명에서 지난해 236명으로 2.3배 늘었다. 성별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40대 비율도 남성의 경우 2004년 8%에서 지난해 20%로, 여성은 1.6%에서 4.3%로 증가했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육아휴직이 늘어난 것은 저출산ㆍ고령화 추세에 대응해 육아휴직제도를 개선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육아휴직 요건인 자녀 나이를 만 3세 이하에서 지난해부터 만 6세 이하로 확대하는 등 육아휴직제도를 개선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직장인들은 최장 2년간 가능한 육아휴직을 거의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쓰지도 못할 육아휴직 대신 재택근무제도가 도입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직업ㆍ경력 포털 ‘스카우트’가 직장인 8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7%가 육아휴직을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육아휴직을 내지 못한 이유로는 ‘승진 및 인사상 불이익 우려’가 4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제도를 잘 몰라서(14.4%)’ ‘사업주의 거부로 인해(12.2%)’ ‘동료들에게 미안해서(8.9%)’ 등의 순이었다.
정부의 육아휴직제도 실효성에 대해 ‘있다’라는 답은 9.6%에 그친 반면 ‘없다’는 응답은 69.1%에 달했다. ‘모르겠다’는 21.3%였다.
취업 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1,2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88.2%가 출산한 기혼여성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데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대답은 남성(83.1%)보다 여성(93.4%)이 10.3%포인트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