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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맞춤형 국민연금도 재테크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안 그래도 바람 잘 날 없던 국민연금 논란에 난데없이 기초노령연금의 불똥이 옮겨붙어 갑론을박이 난무한다. 웬만한 국민이면 어김없는 가입자 신분이라 모두 나름의 궁리와 바람이 있을 것이기에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쟁의 휘발성은 매우 강하다.

그러나 논란의 말머리를 장식하는 국가 재정 운운은 일반 가입자 입장에서는 고담준론의 화두에 불과할 뿐 기실 분명히 알고 싶은 것은 내가 낼 돈과 받을 돈의 수지 타산 문제다.


설사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그것은 오랜 시간에 천천히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이미 가입 기간이 상당히 된 중장년층 이상에게는 별 상관이 없다. 기존 가입 기간 동안 약정됐던 조건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지 타산을 따진다면 현 제도 내에서 수혜를 극대화할 방도를 찾아보는 편이 현실적일 텐데 이를 따져보는 이는 매우 드물다. 국민연금도 개인에게는 일종의 금융상품이어서 재테크가 충분히 가능함에도 말이다.


그나마 일부 전업주부들의 셈법이 가장 빠른 편이다. 굳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의무가 없는데도 스스로 임의 가입해 매달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보험료로 내고 있다. 다른 일반적 금융상품에 저축하는 것보다 낫다고 보거나 혹은 집에 눌러앉기 전 다니던 직장에서 미처 채우지 못한 연금 수령 요건 10년 가입 기간을 마저 채우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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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로 과거 일시금으로 받았던 국민연금 수령 금액을 반납해 가입 기간을 복원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998년까지는 60세 이전이라도 1년 이상 실직 상태에 있으면 국민연금을 당장의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연금 수령 조건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시기였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후회막급이다. 이 경우 과거 받았던 돈에다가 경과 이자를 더해 반납하면 연금 수령 권리를 고스란히 되찾을 수 있다. 이보다 더 나은 재테크 상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이 외에도 정상적 연금 개시 연령인 60세를 전후로 5년 빠르거나 5년 늦게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기연금이나 연기연금의 선택도 가능한데 소득 수준에 따라 득실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듯 국민연금은 단순히 정해진 대로 내고 돌려받기만 하는 경직적인 제도가 아니라 자신의 조건에 따라 다양한 옵션으로 재테크가 가능한 금융상품이다.

대부분 가입자들이 80세 이상의 수명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에서 노후 보장의 기초인 국민연금을 맞춤형으로 리모델링하는 것도 은퇴 설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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