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고비용 시대 접어드는 중국

고진갑 <베이징 특파원>

지난 90년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짭짤한 재미를 봤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낮은 임금에 왕성한 시장수요가 가세하면서 폭발적 성장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수요의 감소와 함께 예상하지 못한 비용지출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뿐만이 아니다. 대기업들도 수익악화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왜 이런 전망이 나올까. 해답은 중국이 고비용 시대로 너무 빨리 진입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오는 2015년경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 고비용 시대가 10년 앞당겨 나타나면서 기업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저렴한 인건비와 토지, 원자재, 에너지 가격 등이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환경비용 증가 등 예상하지 못한 비용들이 추가되면서 기업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저비용 구조에 의존해 중국에서 성장하겠다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중국이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특히 가전ㆍ의류ㆍ완구 등 우리 업체들의 진출이 많은 제품 제조업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하다. 이들 품목들은 이미 심각한 과잉상태다. 따라서 추가적인 판매증가와 시장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중국행(行)을 추구하는 국내 기업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것도 저비용 구조의 환상에 젖어 무모한 진출을 감행하는 기업들이 아직도 많다. 이제는 막연한 기대감에 부풀어 무작정 중국에 와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미 많은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수업료를 치렀다. 철저한 준비와 기술우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이미 진출한 기업들도 성장방식을 바꿔야 한다. 기술 우위 성장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해법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 고비용 시대를 극복할 묘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급변하는 중국시장에서 열매를 거둘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