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 무료로 고쳐주기] 집고친 임홍섭씨 사연

바로 이 아파트가 서울경제가 마련한 무료집고쳐주기 행사의 네번째 대상자인 임홍섭(林洪燮)씨네 4가족의 보금자리다.32평형이지만 복도식인데다 구조 또한 요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비해 훨씬 비효율적이어서 언뜻 봐서는 20평형대 아파트처럼 비좁게 느껴졌다. 林씨가 이 아파트를 마련한 것은 2년전. 원래 인근 산자락의 13평짜리 아파트에 살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인 두 아들의 공부방이라도 마련해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어렵사리 이 집을 마련하게 된 것. 하지만 집을 새로 넓혀 들어왔다는 기쁨도 잠시.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접어들면서 소득이 3분의1이나 줄어들었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나오지 않는 채 한달 120여만원의 수입으로는 저축은 커녕 두 아들의 교육비 대기에도 벅찼다. 집이 낡아 문제가 많았지만 돈을 들여 고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최근에는 부인 박명순(朴明順·43)씨가 인근 공장으로 일을 나가 부족한 수입을 충당하고 나섰다. 朴씨는 『살기도 힘들어 집고칠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 삼성물산주택개발부문에서 무료로 고쳐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무료집고쳐주기로 林씨부부가 무엇보다 기쁜 것은 조만간 모시고 올라와 함께 살 어머님 때문. 겨울이면 썰렁하기만 하던 거실바닥이 따뜻한 온돌마루로 바뀌어 칠순의 노모가 지내시기 좋아져서다. 물을 정화하기 위한 염소가스 생산업체인 백광실업에 21년째 근무하고 있는 林씨는 회사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비록 자격증은 없지만 오랜 경험으로 전문가들조차 고치지 못하는 각종 수리업무 등을 거뜬히 해낸다. 가끔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정수장에 직접 가서 직원들 대신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그는 이같은 공로로 올해 근로자의날에 노사화합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포상을 받기도 했다. 林씨는 『집을 고치느라 계속해서 퇴근도 못하고 밤늦게까지 고생한 삼성물산주택개발부문 직원분들에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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