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2월 20일] 미 FRB 출구전략 시동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출구전략 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할인율 인상은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미국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FRB는 재할인율 인상이 통화긴축의 본격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국내증시가 급락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재할인율 인상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경제가 안정 수준으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 안정도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세계경제가 안정성장 궤도에 들어설 경우 출구전략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는 중국은 이미 두 차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경기조절에 들어갔다. 경기회복 속도가 빠른 호주와 노르웨이ㆍ이스라엘 등은 정책금리를 인상했고 인도도 지준율을 올리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단행했던 비정상적인 조치들을 정상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 정부도 그동안 알게 모르게 출구전략을 가동해왔다. 한국은행은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 시중에 풀었던 원화 및 외화자금을 거의 거둬들였다. 정부도 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에 대한 지급보증을 마무리했고 중소기업의 신용보증 만기연장도 올 상반기 중 종료할 방침이다. 이제 남은 카드는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엊그제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 등이 지준율을 높였다고 우리도 성급하게 따라갈 필요는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지만 추경 등 재정과 조세감면 등의 효과를 빼면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쳤다.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섣부른 금리인상은 사상최대 규모의 가계부채를 부실화로 몰고 갈 위험도 크다. 전반적으로 경제는 아직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면서 초저금리에 따른 자산 버블과 같은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데 출구전략의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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