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판 팔만대장경”만든다/93년 5명멤버 고작 올 매출 20억 성장 검색엔진등 개발 경쟁사들도 칭찬기업활동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경쟁사의 칭찬」이라는 말이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한 쪽의 성공은 다른 쪽의 기회상실을 의미한다. 그만큼 드문 일이라는 뜻이다. 대우전자 「패트롬(PATROM)사업팀」이 바로 그 일을 해냈다. 이 팀은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국내의 모든 정보를 CD에 담아냈다. 특허라는 뜻의 PATENT와 CD롬을 결합한 「패트롬」이 완성됐을 때 관련업계에서는 「특허판 팔만대장경」이라고 불렀다. 주위에서 「특허정보지기」로 통하는 이 팀의 임무는 신제품 개발을 진행할 때 특허검색 활동을 지원하거나 특허소송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고 분석하는 것이었다.
미국·일본등 선진국의 특허자료는 대부분 전산망이나 CD롬을 이용해 검색할 수 있게 돼 있었지만 국내는 자료집을 일일이 뒤적거려야 한다. 그야말로 황무지. 이민재팀장(과장)은 『첨단분야까지 선진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게 됐지만 데이터베이스화 한 자료도 없고 더구나 어렵게 찾아낸 것도 공유되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팀장을 비롯한 초창기 5명의 멤버들은 우선 대우전자와 관련된 국내 특허자료를 전산화했다. 그때가 5년전인 93년. 엄두가 나지 않아 어느 기업도 시도하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어려운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로부터 1년후 특허권이 살아있는 83년 이후 특허청을 통해 공개된 총 70만건(책 1만권 분량)을 목록과 원문으로 나누어 데이터베이스화 한 「광파일링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팀은 자료보전 뿐아니라 검색엔진까지 자체 개발해 1백만건을 1∼2초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초록과 본문 그리고 도면을 연결시켜 원스톱으로 검검색할 수 있게해 빠르고 편리하다. 이 작업의 성공으로 별도조직으로 독립했고 팀원도 보강됐다. 마케팅파트에서 일하는 탁선영씨는 『제품상담을 가면 어떻게 이 일을 해냈냐며 오히려 격려해 준다. 경쟁업체에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일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형칠과장은 『지금은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일본은 연간 1천억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시장성도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Patent Mapping System」을 개발했다. 올해는 일본특허를 한글로 번역해 CD롬으로 만든 「J패트롬」과 한국특허를 일본어로 번역한 「K패트롬」까지 만들었다.<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