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이통사 휴대폰 결제 갈등

사업주도권 겨냥 서로 다른 기술채택 주장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휴대폰 신용카드결제를 둘러싸고 신용카드사와 이동통신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휴대폰 카드 결제 사업의 양대축인 카드사와 이통사가 상이한 방식의 기술표준을 주장, 양측의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ㆍ삼성ㆍ국민ㆍ비씨 등 카드업계 상위 4개사는 최근 적외선 통신 방식인 IR-ZOOP(줍) 방식을 채택한 휴대전화 카드결제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카드사는 줍 기술 특허권 보유업체인 하렉스인포텍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통사는 줍 방식을 사장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줍방식 휴대폰 결제사업을 시작한 LG텔레콤은 지난 9월 입장을 바꿔 SK텔레콤이 개발한 적외선 방식의 기술결제 기술(IrFM)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역시 국민카드와 줍방식 사업을 진행해온 KTF도 SK텔레콤 기술과 유사한 방식의 2차 Kㆍ머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지난 4일 밝혀 사실상 줍 방식을 포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줍 방식 휴대폰 결제를 포기하고 있는데 오히려 카드사들은 줍 방식으로 이 사업을 벌이겠다고 나선 셈이다. ◇주도권 대립이 원인 카드사와 이통사간 갈등은 휴대폰 카드결제 사업의 주도권 다툼에서 비롯됐다. 카드사들은 휴대폰 카드 역시 신용카드의 일종으로 발급 여부나 정보관리를 자신들이 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는 휴대폰에 내장되는 IC칩 관리를 이통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드사들은 이통사가 칩정보를 관리할 경우 자신들이 끌려 다닐 수밖에 없으며 하나의 휴대폰에 여러 개 신용카드가 발급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칩에 내장된 정보를 자신들이 관리하지 못할 경우 마케팅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이통사가 기술을 소유한 방식과 달리 이용료만 내면 되는 줍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셈이다. ◇수수료ㆍ인프라 구축비도 갈등 돈 문제 역시 양측의 갈등을 부채질 하고 있다. 현재 이통사들은 휴대폰 카드결제액의 0.5~1.4%를 카드들이 수수료로 자신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럴 경우 수익을 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휴대폰 카드결제를 위해 필수적인 카드 리더기와 이동전화 교체비용을 둘러싸고도 양측은 대립하고 있다. 일부 이통사는 휴대폰 교체비용 지원금과 카드리더기 보급 비용 가운데 일부를 카드사가 분담할 것을 요구, 카드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중복투자ㆍ기술사장 우려 카드사와 이통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 다른 단말기를 보급하느라 중복투자로 돈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 가맹점마다 2개의 카드리더기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 심지어 세계 카드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국내 신용카드업의 선진 기술이 사장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휴대폰 카드결제 사업이 성공하려면 카드사와 이통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해도 부족한데 양측이 자신의 이익만 좇다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잃고 마는 것 아니냐는 경고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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