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콜금리를 연 4.50%인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콜금리는 지난해 8월 연 4.50%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7개월 연속 동결됐다. 금통위가 앞으로 상당 기간 경기 흐름과 시중 유동성, 부동산시장 동향 등을 지켜본 뒤 올 하반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동결은 물가상승 압박이 크지 않은 가운데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확연하게 둔화됨에 따라 경기회복에 주안점을 둬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1월에 시중 유동성이 모처럼 감소세를 보인데다 중국발 쇼크와 엔화 강세 등의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콜금리 목표에 대해서는 상당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비 부문은 아주 완만한 증가세가 지난해 4ㆍ4분기부터 이어지고 수출도 두자릿수 증가세가 활발하다”며 “앞으로 경제 흐름은 그동안 예상했던 경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안정과 유동성 증가세 둔화 등을 감안해도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한은의 시각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콜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지금처럼 물가상승률ㆍ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을 때는 한은의 통화정책이 그렇게 긴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금리가 높아서 부담을 주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중국발 쇼크 등으로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국제금융시장이 큰 파국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에 대해선 “엔캐리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엔캐리의 감축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도 이날 정부 과천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엔캐리 청산 우려와 관련, “국내 유입규모가 크지 않아 금융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엔캐리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환율은 부담을 더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해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엔캐리가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정부 차원에서 단기ㆍ중장기적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