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관세 무역시대 철저히 대비해야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산품 관세를 2015년까지 철폐하자고 제안함으로서 세계 시장을 하나로 묶는 무역자유화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 전망이다. 지난 8월 도하개발아젠다회의에서 농산물관세에 상한선을 두자고 제안했던 미국이 공산품 무관세까지 들고 나옴에 따라 무역자유화는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교착상태에 빠진 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이 틀림없다. 이번 제안은 2010년까지 비농업제품의 관세를 8%미만으로 인하하고 이어 2015년까지 이를 철폐하며 현재 5%미만의 관세를 물리는 상품은 2010년까지 무관세로 한다는 등의 상당히 급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관세 전면 철폐안은 지난달 도하라운드에서 뉴질랜드가 들고 나온 바 있으나 이번엔 세계경제의 주엔진이라고 할 미국이 제안했다는 점에서 파장의 크기가 다르다. 미국은 그 동안 WTO보다 양자간 협상을 통한 관세문제 해결에 무게를 두어왔다. 도하라운드가 유명무실화 된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던 미국이 WTO 틀 안에서 해결하자고 나선 것은 1대1 협상으로는 관세문제와 제조업 불황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제안으로 미국의 의류 가죽산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한데도 이를 제안한 점에서 미국의 다른 속셈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개도국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WTO의 수파차이 사무총장의 말처럼 이를 실현하려면 많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무역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 개도국에 대한 배려를 얼만큼 하느냐에 실현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실시시기 차이는 있어도 유럽연합(EU)과 일본도 이 같은 뜻을 밝힌 바 있어 미국의 제안으로 무관세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서비스와 농업시장 개방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산품 무관세까지 제기됨으로써 무관세 무역은 이젠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공산품 관세가 비교적 낮은 우리는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수출은 신장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화학 기계 정밀기계 등 경쟁력이 약한 산업은 고사 될 우려가 있어 미리 미리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무관세 무역시대는 그만큼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 우리처럼 선진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도국도 아닌 어정쩡한 '샌드위치 국가'일수록 스탠스 잡기가 어렵다. 선진국이나 개도국 어느 쪽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그만큼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술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많은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무관세 무역시대에 대비해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수 밖에 없다. 우루과이 라운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와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