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는 10일 오후5시44분을 기해 전력 수급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예비전력 400만kW 미만 상태가 20분간 유지돼 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올겨울 들어 두번째다.
전력거래소는 10일 "예상치 못한 강추위로 전력 소비가 오후5시45분 7,436만kW로 최고조에 이르렀고 예비전력이 364만kW로 떨어진 상황이 20분 이상 지속돼 전력 수급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예비전력이 30분 뒤 400만kW를 회복하면서 전력 수급 경보 '관심' 단계를 해제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최대 전력 수요가 7,750만kW에 육박해 운용 예비전력이 18만kW까지 떨어질 상황도 발생했지만 전력소비량을 감축하는 수요관리 등을 통해 250만kW가량을 확보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예비전력이 100만kW를 밑돌면 5단계로 구분된 전력 비상경보에서 최악의 상황인 '심각' 단계다. '심각' 경보가 발령될 경우 전력 당국은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전기를 강제로 끊는 '순환정전'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전력 당국은 산업체 등의 전력소비량을 감축하는 수요관리를 통해 200만kW를 확보하는 한편 민간 자가발전기를 적극 가동해 추가로 50만kW의 전력을 확보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전력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국민들의 자발적 절전 동참도 큰 힘을 실었다.
문제는 전력 수급 비상상황은 12월 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력소비량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원전 가동 중단 등으로 전력 공급량 확보는 제한돼 있어 전력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 1월 전까지 전력 비상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최대 전력 수요도 오후에 7,750만kW 발생했는데 역대 최대치(8월6일 7,429만kW)는 물론 기존 동절기 최고치(2월2일 7,383만kW)를 경신했다. 더욱이 이번주 중반부터 한파가 다시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되지만 수요관리 등 이외에 공급량을 확충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미검증 부품 사용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영광 원자력발전소 5ㆍ6호기(각 100만kW) 재가동이 연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전력 다소비 건물(시설)에 대한 실내 건강온도 준수 의무화 ▦산업체 강제절전 등 전력 수요 감축에 효과가 큰 대부분의 전력 비상대책은 내년 1월7일로 시행이 늦춰져 있다.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은 "올 12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예년보다 일찍 한파가 시작돼 12월 내내 전력 비상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오전10~12시에 불요불급한 전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범국민 절전 참여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조 차관은 이어 "난방은 냉방과 달리 필수적이어서 수요관리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만큼 다음달까지 불시에 계속 어려운 상황들이 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대비 태세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