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 저가매수 폭발… 차·화·정 펄펄 날다

<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br>현대차·SK이노베이션·LG화학 10%이상 올라… IT株도 모처럼 강세<br>전문가 "일시적 반등" "매물 공백으로 당분간 강세" 엇갈려


국내 기관들이 최근 지수급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자동차와 화학ㆍ정유ㆍ정보기술(IT) 등을 쓸어 담으면서 대형주들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대형주들의 주가가 많이 내리면서 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은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 글로벌 경기둔화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5.98포인트(3.86%) 오른 1,776.68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근 3거래일간의 낙폭(181.97) 가운데 3분의1을 회복했다. 오랜만에 대형주들이 이름값을 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이날 떨어진 종목은 신한지주(-1.96%) 하나에 불과했다. 시총 상위 20개 중에서도 하락한 종목은 3개에 불과했고 시총 상위 50곳 중에서도 단 10개만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기존 주도주인 차ㆍ화ㆍ정과 더불어 IT주가 모처럼 힘을 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운송장비 업종은 전날보다 8.06% 상승해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고 화학(7.59%)이 뒤를 이었다. 건설(6.55%), 제조(5.31%)와 함께 전기ㆍ전자(4.72%)의 반등폭도 컸다. 특히 자동차주의 질주가 돋보였다. 이날 현대차(10.22%)와 현대위아(12.22%), 만도(11.76%)가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기아차(9.32%), 현대모비스(8.15%)도 힘차게 뛰어올랐다. 화학주 중에서는 한화케미칼이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LG화학(13.39%), 금호석유(12.86%), OCI(12.75%) 등이 강세를 보였다. 정유주 3인방인 S-OIL(13.76%)과 SK이노베이션(11.36%), GS(7.84%) 역시 일제히 급등세를 연출했고 하이닉스(8.25%), 삼성SDI(6.02%), 삼성전자(4.63%) 등 IT 업종도 모처럼 웃었다. 대형주들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기관들이 저가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인(-2,388억원)과 외국인(-988억원)들이 주식을 내다 파는 가운데서도 기관들은 지난 9일 이후 최대인 4,04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삼성전자를 973억원어치나 순매수했고 기아차(758억원), 현대차(747억원), OCI(271억원), 하이닉스(259억원), 한화케미칼(216억원), 호남석유(165억원) 등을 대거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주가급락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차ㆍ화ㆍ정ㆍIT 담당 연구원은 "이들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대부분 6~7배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가격매력이 부각됐다"며 "특별한 상승 요인이 있다기보다는 반발 매수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달 이탈리아 국채의 만기가 돌아오는데다 아직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도 있는 만큼 대형주들은 앞으로 2~3개월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매물 공백 현상 때문에 대형주들의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자문사들이 차ㆍ화ㆍ정을 이미 많이 팔았고 외국인 매도세도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이 워낙 싸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이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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