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20년간 영화 찍지마" 이란 파나히 감독 사건 전세계 영화인들 공분

이란의 반체제 영화 감독 자파르 파나히(50)가 지난 연말 동료 영화 감독 모하마드 라수로프와 함께 지배체제에 역행했다는 이유로 혁명재판소로부터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와 함께 20년간 작품활동과 해외여행 금지 및 언론과의 면담 금지령까지 받았다. 작품에서 조국의 시회적 문제를 다루는 파나히가 이런 중형을 받게 된 이유는2009년 6월 실시된 이란총선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부정선거의 결과라며 당선 취소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과정을 영화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파나히는 지난해 3월 1일 자택에서 가족 및 동료 영화인들과 함께 영화제작을 논의하다가 체포돼 단식투쟁과 해외 영화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에 힘입어 보석금 20만달러를 내고 구금 2개월여 만에 풀려났다. 이 바람에 파나히는 지난해 5월 칸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 받고도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칸 영화제에서는 전세계 많은 영화인들이 파나히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영화제 시상식 때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증명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쥘리엣 비노쉬가 '자파르 파나히'라고 쓰인 명패를 들고 나와 전세계에 TV로 방영되고 이로 인해 '증명서'는 이란 내 상영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란 영화계의 선구자 중 하나인 파나히는 칸영화제 황금 카메라상을 받은 데뷔작 '하얀 풍선'을 비롯해 '서클', '진홍 황금', '오프 사이드' 같은 영화를 통해 이란의 경직되고 압제적인 사회상을 비판해 왔다. 그는 또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정적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지지자여서 아마디네자드에겐 눈엣 가시 같은 존재였다. LA 영화비평가협회(LAFCA)를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체코의 카를로비국제영화제 등 세계 각국의 국제영화제 본부는 파나히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파나히 사건'은 전세계 영화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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