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한은 군사적 수단에 기대려는 습성을 버려라

북한이 29일 새벽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동해상으로 쏘았다. 북측은 "통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 사전예고나 항행금지구역 설정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거리가 약 500㎞에 이른다는데 공해가 분명할 탄착지점에 선박이 있었다면 어쩌려고 그랬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북측은 하지 않는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북측의 의도는 짐작이 가능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는 동시에 군 전술 차원에서는 기습공격 역량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2년반 사이 네번째 인민무력부장으로 등용된 현영철이 강성이며 김정은을 따른다는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구형 미사일을 발사했을 수도, 어쩌면 우리를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수단일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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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의도는 정확하게 알 수 없어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군사적 위협에 따른 피해는 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사상 최악의 식량난이 우려된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마당에 원화 가치로 따져 대당 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미사일을 쏘아댄다면 경제회생은 더욱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북측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우리도 보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과연 북한이 재고 감소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형 스커드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이유가 신형 무기 도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3월처럼 한달 내내 미사일 발사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안보당국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외교부는 일본이 북측의 미사일 발사에도 대북협상을 이어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칫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북일 회담이 이어질 경우 통일은 물론이요 국내외 정치적으로도 부담을 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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