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산업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에 힘입어 성장 산업으로 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LG생활건강의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인수를 시작으로 음료 시장을 둘러싼 M&A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는데다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시장판도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난화로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성장정체 현상을 보였던 음료 시장이 다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기후변화가 산업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보고서’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중 하나로 음료를 꼽았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6~8월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하면 에어컨, 맥주, 청량음료 등 여름상품 소비가 약 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M&A설과 시장 신규 진입은 성장여력의 반증=최근 음료업계에 인수합병(M&A)설이 꾸준히 나돌고 시장에 신규 진입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음료시장의 성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인수를 완료한 LG생활건강이 탄산음료 이외의 음료사업 확대를 천명하면서 다른 음료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또 지난 2001년 음료사업에서 손을 뗀 CJ제일제당이 최근 해양심층수인 ‘울릉 미네워터’를 내놓자 음료 시장 진출 신호탄이 아니냐며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접은 사업을 다시 하겠느냐”는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 CJ제일제당은 미초, 컨디션 및 건강음료인 팻다운, 통째로 마시는 인삼 한뿌리 등 이미 상당수 음료 제품을 판매중이다. 최근 몇 년간 CJ제일제당이 인수한 업체들이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음료업체 M&A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려는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도 꾸준하다. 올들어 한국산소수가 산소음료인 ‘라이브오투’를 내놓았으며 샤니는 양파 음료인 닥터어니언을 선보였다. 생식업체인 이롬은 민들레 영토와 손잡고 차음료인 이슬차를 판매중이다. 또 생수 ‘호수’를 내놓은 기린은 최근 이마트에 PL 생수인 ‘봉평샘물’을 납품하며 음료 비중을 늘리고 있다. ◇새로운 ‘음료 카테고리’ 속속 등장=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 등 음료 전문업체 위주로 집계된 시장 규모는 2004년 3조6,940억원, 2005년 3조4,500억원, 2006년 3조3,800억원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숙취해소음료, 마시는 식초 등 새로운 음료 카테고리가 생겨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전체적으로는 조금씩이나마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광동제약은 비타민음료인 ‘비타500’에 이어 ‘광동 옥수수수염차’까지 히트치면서 올해 음료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미에로 화이바’로 유명한 현대약품도 녹차음료인 ‘다슬림9’, 허브차 등 음료 신제품을 선보였고 최근들어 상아제약(순옥수수수염차), 조아제약(둥글레차) 등도 가세해 제약업계의 음료 매출만 2,500억원 선으로 추산된다. 700억원 규모인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CJ의 ‘컨디션’, 그래미의 ‘여명 808’,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등 빅3 중심에서 지난해 ‘젠트로’에 이어 최근 보령제약이 ‘알틴제로’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마시는 식초 역시 대상의 ‘마시는 홍초’를 비롯해 CJ의 ‘미초’, 샘표의 ‘마시는 흑초’ 등 경쟁상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4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음료시장이 다시 성장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음료 시장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적어 진입 장벽이 낮고 틈새를 잘 파고들거나 한 상품이 히트 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어 신규 진입이나 M&A설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