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올 환상적 실적… 투자자들은 무덤덤

'2008년보다 개선' 의미없어 "부실자산이 문제"<br>이번주부터 어닝시즌… 주식시장 기대반 우려반

"기업들의 실적은 환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이 투자자들을 춤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의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과 함께 주식시장의 향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다. 17일 미국의 증시 전문 인터넷매체인 마켓워치는 이번 어닝시즌에 발표될 기업 실적 대부분이 JP모건체이스처럼 '환상적일 만큼' 호전됐을 것으로 점쳤다. 특히 이번주엔 다우존스 산업지수 편입 기업 5곳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업 57개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공개,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지난해 마지막 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186% 가량 급등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 실적이 예상대로 라면 이는 2007년 2ㆍ4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하지만 이번 주 발표될 기업 실적이 투자자들을 춤추게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부진했던 2008년 대비 실적 개선이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개선폭이 클 것으로 보이는 금융사의 실적발표에 대해선 기대치가 낮다. JP모건체이스의 지난 주 실적 발표는 이 같은 우려를 현실화시켰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개장하기 전 JP모건체이스는 지난 4ㆍ4분기 순이익이 3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4.7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지만, 시장은 들뜰 기미가 없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94% 떨어진 10.609.65에 장을 마감했다. 문제는 매출과 부실자산. JP모건체이스의 지난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252억달러로 예상치인 268억달러에 못 미쳤다. 회수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손비 처리한 채권 규모를 나타내는 대손상각률은 2009년 3ㆍ4분기 1.11%에서 4ㆍ4분기 1.92%로 상승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 사이에 '금융위기의 승자'로 대접받아 온 JP모건이 저 정도면 다른 기업들은 오죽하겠느냐는 공감대가 퍼져 있다"고 전했다. 톰슨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19일 실적을 발표하는 씨티그룹은 주당 33센트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4ㆍ4분기의 적자 규모(주당 1.72달러)에 비하면 크게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JP모건체이스와 마찬가지로 속은 곪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이어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실적 공개도 주가를 끌어내렸으면 내렸지 올릴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유럽의 어닝시즌 풍경은 한층 썰렁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스페인의 바네스토 은행은 지난해 4ㆍ4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28%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은행들의 악성대출 규모는 9월 말 기준 2.59%에서 12월 말 기준 2.94%로 늘어나 어닝시즌 기대감을 사그러뜨리고 있다. 실적 공개를 앞둔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과 독일의 도이체 포스트방크는 추가 자산상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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