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해방직후 생생한 금융사료 눈길

우리은행 은행사 박물관

광복 60주년을 앞두고 해방 직후 금융혼란 상황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료들을 우리은행 은행사 박물관이 전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료는 패전 후 귀환하는 일본인들의 예금인출을 저지하기 위해 만든 일은보관부본(日銀保管副本)과 미 군정청에 경영상태를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우리은행의 전신인 조선상업은행의 국ㆍ영문 혼용 대차대조표와 재산목록 등 3점이다. 일은보관부본은 일본인들이 귀환하면서 예금을 빼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일본화폐로 예금한 내역을 일본인과 조선인으로 나눠 기록한 보관장부다. 하지만 일은보관부본은 미군정청의 초기대응 미숙으로 해방 후 4개월 이상 일본인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해가고 난 뒤인 지난 46년 초에야 뒤늦게 만들어졌다. 이는 심각한 국부유출의 원인이 됐고 해방 후 남한경제의 혼란을 부추겼다. 국ㆍ영문 대차대조표와 재산목록 사료는 당시 비행기와 탱크 등 전쟁물자 지원용으로 강제 구입했던 전시채권이 일본 패전으로 휴지조각이 되고 일본계 기업의 부도로 인해 은행이 급속하게 부실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또 함께 전시 중인 탱크와 비행기ㆍ일장기 등이 그려진 전시보국채권 오원권과 애국채권 일원권도 해방 전 일본의 금융기관 수탈상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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