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8 대입제도] 대학들 "학생 뭘 보고 뽑나"

뾰족한 선발방법 없어 '고민'…'선발자율권 강화' 촉구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폐지와 내신 비중 강화를 핵심으로 한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시안)'이 26일 발표되자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논술.면접 등을 강화하고 일부 암묵적으로 시행되던 고교등급제를 통해 우수 학생을 가려내는 등의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 "학생 뭘 보고 뽑나" =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은 "현 상황에 바뀐 제도가도입된다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학생부를 통한 양적.질적 평가를 강화, 종합적 평가를 하겠다는 취지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새 제도 안에선 상위권 우수 학생 선발에 문제점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앙대 이영구 입학처장도 "학교 간 상호 비교가 안되고 수능도 등급만 주겠다는 것인데 이 경우 평가의 잣대가 없어지게 된다"며 난색을 표했다. 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수능 1등급이 약 4%라고 해도 인원이 2만~2만5천명에 달해 서울 상위권 대학 몇 곳 정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셈"이라며 "이들은 내신도 1등급일 가능성이 높은데 도대체 상위권 학생들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라고반문했다. 그는 "교육부가 내신 변별력을 높이는 쪽으로 애쓰는 점은 분명하지만 변별력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도 "1등급 안에 들어가는 학생수가 2만4천명이나 되는데과연 입시에서 변별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그러면서도 "내신에서 평어를 없앤 것은 대부분 고교가 `수'주기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내신의 변별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긍정 평가했다. ◆ "대학, 선발자율권 확대해야" = 김완진 본부장은 "새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라도 논술, 면접 등으로 학생을 평가, 선발하도록 대학의 선발 자율권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본고사 형태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부 비중 강화라는 원칙 하에 고교등급제에 대한 금지에 찬성하지만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고려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구 처장은 "교육부에선 고교등급제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미 일부 대학이하고 있고 이것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또 교육부와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본고사에 준하는 논술.면접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외국어대 김종덕 입학처장도 사정기준의 자율성 확보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학마다 우수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심층면접에서 영어 등 외국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지만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현선해 처장은 "교육부는 학생들의 다른 재능 등으로 평가하라고 하는데 이는 주관성이 개입하기 쉬워 판별이 어렵다"며 "면접고사 시간을 늘리고 형식과내용을 다양화하는 등으로 학생을 가려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희대 이기태 처장은 "각 대학들이 나름대로 독자적인 전형요소를 개발할 것"이라며 "대학별 고사는 못하겠지만 이를 테면 외국어로 통합교과적인 내용을 강의하고 문제를 낸 뒤 이를 답안으로 써서 제출하는 방식 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도 "학생 선발 자율권을 높여준다면 대학 나름대로 여러 평가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수시모집처럼 종합적으로 학생 능력을 평가할 수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대학에 얼마나 자율성을 주느냐에 따라 심층면접, 심층논술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제 좋은 학생 선발을 위해선 대학이 각자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등 대학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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