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종시 수정안 파장, 깊어진 與 갈등… "중재안 안먹힌다"

정몽준-박근혜 舌戰으로 친이·친박 결속 더욱 강화<br>행정부처 부분 이전^무기명 비밀투표등 제안 힘잃어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당내 일각에서 그동안 제기됐던 중재안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당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준 대표의 설전(舌戰)을 계기로 내부결속을 강화할 기미를 보이면서 각 진영 소수∙중도파 주장이 주류의 목소리에 묻혀버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19일 KBS 1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이 중요한 시험대에 놓였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당원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게끔 분위기를 조성, 당론을 확고하게 정하고 대오를 가지런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수정안 반대입장 고수에도 불구하고 수정안 당론채택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국민에게 약속한 바를 제대로 지키면 세종시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사안"이라며 사실상 수정안 당론채택에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정 대표와 박 전 대표의 구두(口頭)공방 파장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후폭풍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친박계 공세에 수세적인 입장을 취했던 친이계가 조만간 대대적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그동안 박 전 대표를 끌어안고 가기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이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할 필요성도 있는 것 같다"면서 "친이계와 정몽준ㆍ홍준표의 연합세력이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둘러싼 당내 내홍이 커지자 이를 진정시키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지만 이른바 친이ㆍ친박계 주도세력의 목소리에 묻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친박계인 홍사덕 의원과 당내 소장파인 원희룡 의원이 각각 5~6개 부처 이전과 3개 부처 이전이라는 중재안을 내놓았고 친박계 이계진 의원이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종시 문제를 '무기명 투표'를 통해 풀자고 제안했지만 외로운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세종시 사안이 6∙2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권구도와 연관성이 적지 않아 친이ㆍ친박 중심 세력에서는 불퇴의지를 다지고 있어 당내 내홍은 오히려 더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친이계 전여옥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세종시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와 관련, "정치는 자기 가치와 소신을 갖고 하는 것인데 이를 한 자락 덮고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서 "(세종시 관련 무기명 비밀투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으로 인사에 관한 게 아니면 무기명 비밀투표를 안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일이 부끄럽거나 자신이 없으면 모를까 여당 의원이 무기명 뒤에 숨는 게 좋다고 한다면 (의원직을) 그만두는 게 맞다"고 밝혔다. 당내 분열 위기감이 커지자 안상수 한나라당 원대대표는 감정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종시 문제를 두고 당내에서 자극적인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며 "민주정당에서 의견의 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바람직한 일이지만 당이 걱정할 정도의 극한적 용어 선택은 자제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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