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창의인재 싹 자르는 교육부


141102_김형숙 사진 - 오전에 작업파일 보내주셔서, 작업해서 보내드렸어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다. 시간의 유한함 속에서 예술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대상임을 뜻한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예술을 통해 기초소양을 함양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5 개정 교육과정안은 예술교육에 대한 빈곤한 인식을 노정한다. 통합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예술교과에 일반선택교과를 포함시키는 것은 기초예술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근대 학교교육이 시작된 이래 음악과 미술은 창의 인성을 함양한다는 측면에서 기초예술교과로 인식돼왔다. 한국전쟁의 시련 속에서도 학교에서는 음악과 미술을 교육했다. 그런데 창의성과 인성을 두루 겸비한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 오늘날 오히려 교육부는 학교예술교육을 해체시키고 있다.

관련기사



우선 미술의 경우 미술의 역사 및 이론은 인문학과 과학적 배경이 필요하다. 실기 영역에서는 공간과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설치미술, 연극적 요소가 녹아든 퍼포먼스, 시간과 공간성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융합적 사고와 표현력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현재 미술과 교육과정은 근대적 차원에 머물러 있어 설치미술·퍼포먼스·미디어아트가 미술교과 안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새 교육과정에서는 통합교육 측면에서 미술 장르를 확장하는 각론 개발이 있어야겠다.

또한 교육부는 통합교육을 내세우며 여러 영역의 예술을 나열하려는 계획도 수정해야 한다. 모든 예술의 영역들을 모아 가르치겠다는 것은 우리의 교육 현실을 외면한 채 아무것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현재 학교교육의 필수이수 단위로는 음악과 미술의 다양성과 융합적 측면을 내용체계 및 영역별 내용에 녹여 가르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 기초예술교육으로서 음악과 미술의 필수이수 단위는 늘어나야 한다. 다양한 예술 장르들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한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진로선택과목을 통해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교육부는 예술교육의 기초인 음악과 미술은 문화융성의 기반이 됨을 인식하고 새 교육과정 안에서 총론 조정 및 각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새로운 일반선택 교과를 추가해 가르치는 것이 통합교육이라는 발상, 그 섣부른 통합에의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