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쉬운 길을 놓아두고

제6보(83~100)

[韓·中·日 바둑영웅전] 쉬운 길을 놓아두고 제6보(83~100) 난전에는 왕레이가 창하오보다 한 수 위로 정평이 나 있다. 게다가 왕레이는 끈기가 좋고 후반 끝내기도 강하다. 상하이 현지의 검토실에서나 한국기원의 특별검토회에서나 지금은 백의 위기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창하오도 그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설 수도 없다. 눈을 감고 돌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82로 돌진. 계속해서 84로 돌진. 그런데 초읽기가 왕레이를 흥분시키고 말았다. 흑85가 과수였으니…. “다 잡자는 수인데요.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로 가게 됐어요.” 세계랭킹 1위 이창호가 하는 말이다. 백86으로 연결하자 백돌들에도 활력이 붙었다. 그렇거나 말거나 왕레이는 흑87로 힘차게 밀어붙인다. 창하오는 최강의 수를 찾아냈다. 백90의 젖힘수. 막상 이렇게 끊기니 흑도 다급하다. 흑93은 이적수지만 살자면 다른 도리가 없다. 백98이 놓여서는 백대마가 거의 수습된 형상이다. 이 대마가 무난히 수습된다면 집으로 흑이 모자란다. 흑85로는 참고도의 흑1에 뚝 끊는 것이 이른바 쉬운 길이었다. 백을 살려주고 7로 때려낸 다음 9, 11로 셔터를 내리면 깨끗한 흑승이었던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7/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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