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자금시장 '세토끼 잡을수 있나'
물가=유가·환율 안정 예상 스테그플레이션 없을것
성장=수출 증가율 2~3% 수준 급락 불안조짐
자금=보증확대등 정부 개입에 신용경색 해소 전망
물가ㆍ경제성장률ㆍ자금시장 회복 등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까.
물가는 연초부터 급등하고 경제성장률은 큰 폭으로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자금시장은 점차 기지개를 펴면서 희망의 불빛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환율이 안정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내수가 급랭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금시장도 정부의 적극 개입 등으로 인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은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안한 횡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플레이션은 시기상조
지난 해 2.3%의 물가상승률로 사상 초유의 안정을 보였던 물가가 연초부터 1.1%나 오르면서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농산물ㆍ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도 지난 달에 비해 4.2%나 상승,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4%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스테그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상무는 "스테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면서 임금이 올라 물가를 상승시키고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면서 경기를 더욱 침체로 몰고 가는 악순환 상태를 말한다"며 "우리 경제는 아직 이 같은 악순환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는 국내 변수보다는 유가ㆍ외환시장 등 대외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의 급격한 침체로 인해 수요측면의 물가압력이 적고 정부가 공공요금 및 납입금 인상 억제 등을 통해 물가상승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이 지난 해부터 큰 폭으로 올라 원자재가격이 점차 오르고 유가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비용측면에서의 압박요인은 상존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최대 관건 수출
내수가 침체되면서 경제 성장의 유일한 희망은 수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수출은 출발부터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말부터 수출증가율이 10%대로 급락하더니 올 1월에는 급기야 2~3%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예상하는 올 수출증가율 10%대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이 내수가 침체되면서 수입이 줄어들고 있어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최대수출국인 미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기관들은 미국경제가 1%대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의 민간소비가 급속히 둔화, 자동차ㆍPCㆍ정보통신(IT) 제품 등의 내구제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기업들의 IT부문의 투자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경제의 IT 부문 경기 둔화는 미국경제와 IT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수출에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금융시장은 회복됐나
자금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기업의 자금공급이 점차 원활해지고 있다.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한 신속회사채 인수와 보증확대 등을 통해 자금시장의 불끄기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개입과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해 자금경색이 점차 해결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