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의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기관투자가가 11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순수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시장 상황도 지난 5월과 달리 장기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기관이 관심을 가지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주식형 펀드(주식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최근 2개월 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15일 동안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은 42조8,306억원에서 43조1,864억원으로 4,393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주 평균 코스피지수가 1,340선대로 비교적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말 소폭의 자금 유출과 함께 자금 유입 둔화로 펀드 환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었지만 지난주 일평균 8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식형 펀드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거치식에서 환매가 있었지만 적립식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오히려 늘어나 주식형 펀드가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셋째 주 이후 11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월 이후 이달 18일 현재 누적 순매수 금액은 4조7,014억원에 달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ㆍLG전자ㆍ하이닉스 등 IT주와 한국전력ㆍ현대차ㆍ대우건설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하고 5월과 같은 급격한 하락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에는 외국인의 매도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절정에 달해 급격한 조정을 보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긴축 위험이 줄었다는 점에서 급격한 주가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브 마빈 도이치뱅크 전무도 이날 “랠리를 지속 중인 코스피지수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진정, 유가 하락이 더해지고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5월 고점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마빈 전무는 “내년 기업이익 컨센서스는 아직 낙관적으로 보인다”며 하이닉스ㆍLG필립스LCDㆍ증권주 등을 선호주로 제시했다.